김한길 尹 지원에..與, '구시대' 프레임 씌우기 속 복잡한 속내

손 잡은 윤석열-김한길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1.11.21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위의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게 된데 대해 맹공을 퍼부으며 '구시대 정치', '올드보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 선대위가 외부 영입에 인물난을 겪는 상황에서 내심으로는 반문 빅텐트의 구심점을 자임하며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선 김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복잡한 속내도 감지된다. 민주당 일부 고위 인사들이 막판에 김 전 대표를 만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한길 전 대표를 새시대준비위원장이라고 했는데, 제가 볼 때는 구시대 복기위원회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고 비꼬았다.

진성준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도대체 김한길 (전) 대표와 어떤 정책적 비전을 공유했기에 결합시킨다는 말이냐"라며 "반문연대, 반문집합체라고 하는 평가 외에는 달리 긍정적으로 평가할 요소가 없다"고 비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회한 정객이 등장하는 사극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며 "그런 사람을 앞세워 중도 통합 공략하겠다는 건데, 그동안 궤적이나 해왔던 언행이 궁중 가신정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의 과거 궤적을 들어 김 전 대표가 야권 내부에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펴며 '김한길 효과' 평가절하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민주당 대표로서 당시 새정치연합을 만들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이후 안 대표가 2015년 12월 민주당을 탈당하자, 김 전 대표도 이듬해 1월 민주당을 탈당, 안 대표(당시 의원)가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저분(김 전 대표)이 움직이면 보통 정치 세력이 재편된다"며 "김한길 (전) 대표 같은 분이 (윤 후보에) 조언해 준다면 선거 앞두고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바꾸겠다고 해야 표가 올 거라고 조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새시대준비위원회라는 이름을 썼다"라며 "재창당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윤 후보 선대위에 나란히 합류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김 전 대표를 싸잡아 "3김 원로정치"라고 부르며 "3김 원로정치에 파열음이 나올 거고 자중지란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저희들로서도 흔쾌하지 않고 굉장히 유감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는 "김 전 대표가 꼭 중도나 통합의 상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도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그에 걸맞은, 제대로 된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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