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캐스퍼' 모르면 간첩인디"..시민 자랑된 현대 SUV

광주=이강준 기자 2021. 11.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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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3시쯤 광주글로벌모터스 직원들이 완성된 현대차 캐스퍼의 최종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현대차 캐스퍼는 광주광역시민들에겐 단순한 경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1호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시작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현대차 대신 위탁생산하는 차로, 반드시 잘 팔려야만 하는 '광주의 미래'를 담은 차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출시 후 지난 10월까지 2714대가 판매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영향으로 출고가 늦어진 경향이다. 현재 캐스퍼를 인도받으려면 주문 후 4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사전예약 첫 날에만 1만9000여대가 몰려 이미 올해 생산 목표치인 1만2000대를 훌쩍 넘겼다. 사전예약 마지막 날까지 집계된 차만 2만5000대 이상이다.

18일 오후 2시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메이드 인 광주'라는 현대차 캐스퍼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이강준 기자

'기왕이면 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캐스퍼의 성공은 더 고무적이다. GGM에는 1000여명(10만대 생산 기준)의 직원들이 근무하는데 이 중 95% 이상이 광주와 전남지역 주민들이다.

'캐스퍼 파급효과'로 약 1만20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데, 향후 생산라인을 확대하면 이 숫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민들이 캐스퍼에 애정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아예 관용차를 '캐스퍼'로 채택했다.

광주서 나고 자란 송모씨(31)는 "광주사람이라면 캐스퍼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차에 관심이 없는 초등학생들도 캐스퍼가 어떤 차인지 안다. 이미 '광주의 얼굴' 같은 존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3시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시청 관용차 현대차 캐스퍼를 탑승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이곳도 '상생', 저곳도 '상생'…캐스퍼 공장에 '노조'가 없는 이유
19일 오후 2시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상생관 전경/사진=이강준 기자
지난 19일 오후 1시쯤 방문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GGM 공장에서도 캐스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특히 캐스퍼가 일방적 투자가 아닌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에서 나온 차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공장 곳곳에 '상생'이란 말이 쓰였다.

공장에 들어서면 '상생의 일터'라고 적힌 머릿돌이 나온다. 그 왼쪽에는 캐스퍼를 전시해둔 현대차 '캐스퍼 스튜디오'가 있는데, 이 스튜디오가 있는 곳 이름이 '상생관'이다. 공장 내부 전봇대들에는 GGM 양산 1호차 생산기념 현수막과 그 옆 "상생의 기적"이라며 캐스퍼 사진이 펄럭거리고 있었다.

19일 오후 2시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전경/사진=이강준 기자

회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주인의식'도 심어줬다. GGM에는 완성차 업계라면 꼭 있을 법한 노조가 없다. 대신 노사상생협의회가 있다. 근로자 대표 7명 사측 대표 7명 등 14명으로 구성됐는데, 근로자 대표는 대부분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곳 직원 A씨는 "상생협의회는 직원들의 사소한 애로사항부터 근무 환경까지 다양한 민원을 안건으로 올리는데, '점심 메뉴'를 늘려달라는 요청도 빨리 적용될만큼 복지에 진심을 다한다"며 "노조가 필요없는데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워라밸', '커리어' 찾는 청년들, 제주에서도 왔다…"젊은 직원들 주도하에 활동적·개방적 문화 자리잡아"
19일 오후 2시쯤 광주글로벌모터스 현대차 캐스퍼 생산라인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 회사인 만큼, 변화에 열려있으면서도 '워라밸(일과삶의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다. GGM의 평균 연봉은 기존 완성차 업계의 절반 수준인 3500만원이지만, 노동시간은 주 44시간이다. 시에서는 GGM 직원이 민간임대주택에 입주할 경우 대보증금 이자와 월 임대료를 지원한다.

특히 완성차 공장이 많지 않은만큼, 전라도권 지방청년들에게는 관련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때문에 제주도에서 올라온 청년도 있다. 직원 B씨는 "신생기업이고, 젊은 직원들 주도하에 활동적이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가 자리잡았다"며 "20~30년씩 일한 사람들이 많은 다른 회사였다면 절대 이런 분위기를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에 양산 1호 현대차 '캐스퍼'가 전시돼있다/사진=이강준 기자

GGM은 이제 시작단계다. 캐스퍼가 의외의 흥행을 거두고는 있지만, 회사가 성장하려면 결국 고부가가치 차량의 생산을 늘려야 한다.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만큼, 하이브리드·전기차 생산도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김영권 GGM 생산본부장은 "GGM의 차체 공장은 자동화율 100%로 이미 경쟁사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차세대 공장"이라며 "전기차 생산을 위해 배터리, 모터 조립 공간도 생산라인 내에 마련해뒀지만 현재는 최고의 품질로 적기에 차를 출고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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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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