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젠더살인 선동 안돼, 그럼 고유정은"..장혜영 "또 버릇 나오네"

30대 남성의 '이별통보' 연인 살해 사건 놓고 설전..진중권도 "X소리" 李 비판
장 "헤어지자 했다고 여자들이 죽어가, 이게 팩트..李, 고유정 때문에 여친에 죽을까 걱정하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이별 범죄의 근절을 외치자 '페미니즘'에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남성을 범죄의 가해자로 일반화하지 말라고 받아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장 의원이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페미니즘이 싫은가? 그럼 여성을 죽이지 말라. 여성의 안전 보장에 앞장서라"고 적었다.

장 의원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17일 30대 남성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자신에게 이별 통보를 한 연인을 수차례 흉기로 찌르고, 자택으로 끌고가 베란다 밖으로 던져 살해한 사건이다.

장 의원은 "이 범죄의 이름은 '아파트 살인'이 아니라 '교제 살인'"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고유정 사건'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런 잣대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토막살인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해상에 투기한 사건을 보고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라며 "애써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젠더갈등화 하려고 하지도 않고 선동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또 하던 버릇 나오시네. 이 대표님, 고유정 때문에 여친한테 살해당할까봐 걱정하며 사느냐. 여친과 헤어지며 '안전이별' 검색하느냐"라고 물으며 "젠더기반 폭력에 대해 관점이 없고 안티페미 선동에만 관심이 있으니 본질을 포착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가정폭력, 스토킹, 교제살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이고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인 것은 개념 문제가 아니라 팩트"라며 "이걸 성별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은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권력욕의 만분의 일이라도 여성의 생명안전에 관심을 뒀다면 스토킹범죄·교제살인과 페미니즘을 '엮네' 어쩌네 하는 무식한 소리는 차마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인 뒤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여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감과 신중함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경솔하고 무지한 발언에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논객인 진중권 전 교수도 나서 "공당의 대표가 이제 교제살인까지 쉴드(방어)치고 나서냐"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가 이에 "범죄를 페미니즘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동"이라면서 "누가 교제 살인(?)을 쉴드쳤느냐. 고유정의 살인이나 이번 살인 사건 모두 젠더 뉴트럴(성중립적)하게 보는게 정답인데, 이걸 젠더이슈화 시키는 멍청이들이 바로 갈라치기 하는 시도"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젠더 살인'인데 '젠더 뉴트럴'하게 보라는 X소리는 웃으라고 하는 소리인가. 근데 하나도 안 웃기다"며 "교제 살인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비가 50대 50이라면 모를까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당무우선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안티페미 마초들 지지가 필요해 알면서 하는 X소리인가"라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결제사회 위기대응과 미래세대를 위한 조세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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