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개혁 '고냐, 스톱이냐'..대선 극우·좌파 후보 내달 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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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가 2019년 10월부터 2년간 진행된 사회 개혁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두고 갈림길에 섰다.
2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 50대 극우 후보와 30대 좌파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면서다.
최종 결과는 결선 투표를 거쳐야 가려질 예정이지만, 극우 후보와 좌파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한 상황은 현재 칠레가 겪고 있는 극심한 사회 갈등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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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력 강화·낙태 폐지' 공약 극우 후보 당선 시 2년 변화 원점으로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칠레가 2019년 10월부터 2년간 진행된 사회 개혁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두고 갈림길에 섰다. 2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 50대 극우 후보와 30대 좌파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면서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Servel)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21일 밤 11시10분(한국 시각 22일 오전 11시10분) 개표가 92.75% 진행된 결과,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공화당 후보가 28.01%로 박빙 우위를 점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가브리엘 보릭 폰트(35) 좌파연대(Apruebo Dignidad) 후보가 25.64%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 밖에 프랑코 파리시 페르난데스 국민당 후보가 12.95%,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칠레포데모스마스의 세바스티안 시첼 라미레스 12.64%, 중도좌파연대 야스나 프로보스테 캄피야이 11.71% 순이지만, 이미 결선 진출자는 정해진 모습이다.
칠레 선거법상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내달 10일 2차 투표를 통해 카스트 후보와 보릭 후보 중 최종 당선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재외국민 투표에서는 보릭 후보가 훨씬 우세를 보이고 있어 결과를 속단할 순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핀란드, 뉴질랜드 등 거의 모든 국가에서 치러진 투표 결과 보릭 후보가 앞선 반면, 카스트 후보가 우위를 점한 국가는 이스라엘 뿐이었다.
피녜라 대통령은 카스트 후보와 보릭 후보의 결선 진출을 축하하고, "칠레에 자유, 평화, 정의에 따른 책임과 질서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다시 한번 우리의 아름다운 민주주의 전통을 지킬 때"라고 말했다.
최종 결과는 결선 투표를 거쳐야 가려질 예정이지만, 극우 후보와 좌파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한 상황은 현재 칠레가 겪고 있는 극심한 사회 갈등을 반영한다.
칠레는 2019년 10월18일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같은 달 25일 불평등 항의 시위가 촉발하면서 이듬해 헌법을 새로 쓰는 대대적인 사회 개혁에 합의하는 등 '좌향좌'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제가 둔화, 민생난 해결을 위한 민간 연금 출금 허용안이 두 차례나 의회를 통과하는 등의 사태를 빚으며 안정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호세 카스트 전 하원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피녜라 대통령에게 패한 뒤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그전까진 칠레 최대 극우 정당 독립민주연합(UDI)에 몸담았다.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을 창당해 출마, 낙태 폐지와 불법이민자 근절, 경찰력 강화 등 최근의 칠레 사회 변화를 되돌리는 공약을 제시하며 안정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카스트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가브리엘 보릭 후보는 현재 사회융합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복지 국가 모델을 주창하는 학생운동가 출신의 청년 정치인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칠레 최대 좌파연대(Apruebo Dignidad)에는 공산당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보릭 후보 당선 시 좌향좌 개혁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대선 투표는 이날 오전 8시 시작해 오후 6시 종료했다. 대통령 외에 상·하원 의원 및 지방정부 수장을 교체하는 총선거와 지방선거도 동시에 실시됐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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