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민영화' 오늘 운명의 날..우리금융지주의 파란만장 23년

문일호 2021. 11. 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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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후 부실자산 정리 등 허리띠 졸라매
64번의 민영화 절차 거쳐 체질개선 종합금융사 도약

우리금융지주가 23년만에 완전 민영화되는 운명의 날을 맞았다. 우리금융지주의 파란만장했던 23년은 관치와 민영 사이에서 울고 웃었던 한국 금융 역사의 축소판이다. 1999년 1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한빛은행이 출범하면서 시작된 민영화 일지는 이달 22일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 발표 까지 무려 64번의 굵직한 우여곡절을 거쳤다.

우리금융 민영화 역사를 얘기할 때 그 시기를 한빛은행 출범 시기로 잡느냐,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설립 시기로 잡느냐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1999년을 역사의 첫 장으로 기록해 완전 민영화에 23년이 소요됐다고 보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상업·한일은행은 금융 부실로 인해 한빛은행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후 경남, 광주, 평화 등 3개 은행이 추가 합병해 2001년 우리금융지주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약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당시 '보통명사가 특정은행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깨고 '우리'라는 명칭을 은행명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국내 금융 역사상 독특한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은 부실자산을 계속해서 줄이고,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하며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각종 재무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2010년 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이 금융지주 매각 공고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우리금융 '세일'에 나섰다. 2013년 7월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에 매각했다. 같은 해 우리투자증권도 NH투자증권에 넘겼는데 이는 우리금융의 '천추의 한'이 된다. 이때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잃어버리면서 금융지주사라는 타이틀이 민망하게 되고,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순이익이 낮은 금융사라는 한계를 보여준다. 작년에 NH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의 순이익은 7800억원에 달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여전히 공적 자금 회수가 안됐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분을 쪼개 파는 방식을 택했다. 2016년 11월에 동양생명 4%, 미래에셋자산운용 3.7%, 유진자산운용·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 4%, IMM PE 6% 등이 지분을 나눠 갖는 7대 과점주주 체제가 성립된다.

2019년 6월까지 예보는 여전히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8.3%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지난 4월 정부는 예보가 보유한 주식 2%를 대량 매매(블록딜)로 처분해 1492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등 올 들어 다시 탄력이 붙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우리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적기로 판단한 정부는 예보 지분 10%를 매각했고, 이에 따라 정부는 단일 최대 주주에서 소수 주주로 자리를 바꾸고 사외이사 자리도 민간 회사에 내주게 됐다. 23년만에 걸린 완전 민영화를 통해 우리금융은 철저한 체질 개선을 이뤘고, 잃어버린 증권사를 되찾아 다시 한번 제대로 된 금융지주사의 위용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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