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혁신 이끌었던 '바리스타 장군'..K-방산 수출전선에 서다 [헤경이 만난 인물-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현역 시절 3군단장, 5기갑여단장, 20기계화보병사단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야전 지휘관이었다.
2017년 육군교육사령관을 마지막으로 전역한 그는 지난해 2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군 시절 병사들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이었던 그는 지금은 방위산업 현장과 적극 교감하며 방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야전 지휘관 두루 섭렵한 '3星' 출신
병사들과 스킨십 병영문화에 새바람
지휘관 시절 부관 등과 만남 이어가
임기 끝나면 군 복무·진로 상담 봉사
방위산업 세계화 전사
50년간 모방생산 통한 軍전력화 매듭
이젠 민간기술 접목 미래먹거리 모색
방산업체 이윤 보장돼야 세계와 경쟁
전시회 등 개최 해외마케팅에 승부수

“소대장 시절 사단장 온다고 병사들이 치약으로 내무반 바닥 닦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제가 군단장 됐을 땐 빗자루 하나, 걸레 하나 더 들지 못하게 했어요. 오늘의 병사가 내일의 국민인데 병사한테 먼저 신뢰를 얻는 것이 곧 군이 국민한테 신뢰를 받는 길이라 생각했죠. 그만큼 병사들을 존귀하게 생각했습니다”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현역 시절 3군단장, 5기갑여단장, 20기계화보병사단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야전 지휘관이었다. 육군3사관학교 기갑병과 출신의 그는 2013년 3사 16기 동기생 중 유일하게 중장으로 진급하며 3성 장군이 됐다.
전투역량 뿐만 아니라 병영문화에도 일대 혁신을 몰고 온 지휘관으로 평가 받는다. 탈영과 자살 사고가 빈번했던 대대를 맡아 1년 만에 사단의 선봉대대로 변모시키며 조직 관리에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았다. 면담 땐 병사들을 위해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주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눠 ‘바리스타 장군’으로도 불렸다.
20기계화보병사단장 시절 병사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초임 소대장들을 일선 대대에 신병으로 ‘위장전입’시킨 것 역시 유명한 일화다. 병사들과 똑같이 내무생활을 한 소대장들을 통해 ‘선임병이 담배를 피울 때 후임병이 따라 나가야 한다’, ‘이등병이 남은 과자를 다 먹어야 한다’ 등 각종 병영 부조리를 확인하고 개선 조치를 취했다.
병사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했다던 나 부회장은 거꾸로 장병들로부터 존경받았던 지휘관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도 지휘관 당시 부관, 운전병, 근무병 등과 해마다 만남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끈끈하다.
2017년 육군교육사령관을 마지막으로 전역한 그는 지난해 2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40년 가까이 야전을 지켰던 그가 이제 전투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한국 방위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선’에 선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집무실에서 만난 나 부회장은 군과 방위산업체를 오가며 가교 역할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군 시절 병사들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이었던 그는 지금은 방위산업 현장과 적극 교감하며 방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나 부회장의 2022년 달력도 이미 국내 방위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각종 계획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임기의 절반이 지났는데 소회가 궁금하다
▶3년이라는 임기가 너무 짧은 거 같다. 취임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해 난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에서의 경험이 지금 부회장직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느낀다. 장군이 되기 전까지 무기체계 연구개발 등 전력업무를 전문으로 했고, 장성 진급 뒤에는 야전에서 지휘관만 했다. 양쪽을 다 섭렵했기 때문에 중간자 입장에서 우리 군의 전력화와 방산업체 육성을 나란히 놓고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상당했을 텐데
▶해외 마케팅이 어려웠다. 방산 수출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심혈을 기울여서 방산물자 온라인 전시관을 구축했고 우리 방산업체를 알리는 책자도 정비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동과 남미를 겨냥해 아랍어와 스페인어로 책자를 만들었는데 최근 해외 전시회에 가져갔더니 인기가 좋았다.
-과거 군에 몸담고 있을 때 바라본 방위산업과는 차이가 있지 않나
▶군과 방산업체 간의 괴리가 있다고 느껴서 그걸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다. 계룡대에서 육·해·공·군과 방산업체 대표들이 만나 논의하는 자리를 1년에 두 번 만들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했다. 내년엔 하려고 한다. 서로 기탄없이 의견을 나눌 자리가 있어야 군의 전력화도, 방산업체의 수출도 잘 될 수 있다.
-군에 있을 때에도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이끌어낸 일화들이 지금까지 회자된다
▶가는 곳마다 혁신의 마인드를 가지고 임했다. ‘마냥 해오던 방식으로는 안 된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지향하며 ‘이노베이션(혁신)’을 철칙 중 하나로 삼았다. (20사단장 시절) 병영문화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소대장을 신병으로 위장시켜 투입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당시 소대장들을 투입한 암행 작전이 성과가 있었나
▶소대장들에게 점호 끝난 뒤, 초소 근무 나갈 때, 식사 집합할 때 병영실태를 파악하라고 세부적으로 지시했다. 그 결과 부조리한 병영문화가 250여건이 색출됐다. 지휘관들한테 부조리를 없애는 데 앞장서라고 지시했다. 또 다시 같은 악습이 반복되면 보직이 끝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병사들을 위해선 분기별로 최우수 소대를 뽑아 직접 찾아가 상금을 주고 4박5일 포상휴가를 보냈더니 병영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휘관과 병사와의 관계에서 기존과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병사 한명 한명을 정말 귀하게 생각했다. 병사들이 계급은 낮지만 사회에 나가면 각자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1인자다. 훈련소를 통과한 병사들이 적응을 못해 부대를 탈영한다면 그건 전부 지휘관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내게 배어 있었다. 군단장 시절 내가 부대에 간다고 해서 병사들한테 낙엽을 쓸도록 시키지 말라고 했다. 병사들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군단장도 낙엽도 좀 밟고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병사들을 대하는 면에서 남과는 달랐다
▶병사들이 그만큼 존귀했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뒤 집무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병사들에게 커피를 내려주기도 했다. 그만큼 나는 군이 좋았고, 군대 체질이라 생각했다. 나와 근무한 병사 중에 탈영이나 자살한 병사는 없었다. 누군가가 나의 군 시절 일화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던데 그걸 보고 내가 대위 때 데리고 있었던 병사가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병사들과 직접 소통할 만큼 현장을 매우 중요시했다
▶연병장 사열대에 걸려 있는 구호도 ‘현장중심 전투중심’이었다. 현장에 가면 진짜로 하는지, 형식적으로 하는지 답이 나온다. 전투중심이 아니라면 모두 형식적인 것이다. 전부 병사를 괴롭히는 것이다. 빗자루 쓰는 게 전투중심과 무슨 관련이 있나. 교육도 마찬가지다.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전투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기계화학교장 시절 필기시험 평가를 상황을 부여하고 본인의 결심사항을 발표하게 하는 상황토의식 평가로 바꿨다.
-방위산업진흥회 부회장으로서 바라본 방산업계 현장은 어떠한가
▶현장에 직접 가보면 방산업체가 지방에 있다보니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고, 일정한 생산물량을 유지하기 곤란해 한다.인증시험 평가에 어려움도 호소한다.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자원을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강소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양한 육성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방위산업의 수출 잠재력이 크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들은 거리감을 느낀다
▶방위산업 하면 과거 방산비리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런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방위산업이 국가 산업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간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을 강화하는 등 SNS 홍보를 하고 있다. 국방기술을 연구하는 분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그런 점들이 정책으로도 반영될 수 있도록 더 분주히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 우주산업은 민간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방위산업은 어떠한가
▶방위산업의 미래 먹거리도 국방기술에 민간기술을 접목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방산업체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무인로봇 기술을 모두 국방기술과 연계해야 한다. 항공우주 기업들이 항공우주연구원과 연계해 누리호를 개발한 것처럼 방위산업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 앞으로 방산업체의 투자와 연구도 그런 쪽에 집중돼야 한다고 본다.
-방산업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50년간 모방생산을 통한 국내 전력화에 급급했다. 그러나 재래식 무기 측면에서 전력화는 어느 정도 끝났다고 본다. 이제는 세계로 나가야 한다. 성능, 가격, 후속군수지원 등 우리 방위산업의 경쟁력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방산업체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매출 대비 이윤이 보장돼야 한다. 이윤창출이 돼야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 유능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세계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무기가 나올 수 있다. 진흥회에 온 뒤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이 최저가입찰제다. 품질이 아닌 가격 경쟁에 매달리는 것은 잘못됐다. 최저가입찰제를 보완하면서 방산업체의 이윤을 어떻게 보장할지 고민하고 있다.
-국회와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무기체계 특수성을 고려한 방위산업계약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일반 상용품과 동일하게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는데 방산업체들은 민간과는 다른 특별한 계약법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방위산업계약법이 입법발의돼 내년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해외 마케팅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내년 계획은
▶해외 마케팅에 도전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전시회팀과 해외 수출팀을 보강해 마케팅에 나설 생각이다. 내년 9월 지상무기 전시회를 방위산업진흥회가 처음 단독으로 주관해 개최할 예정이다.
-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하면 어떻게 달라지나
▶이번에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서울 ADEX 2021’에 버금가는 전시회로 규모 있게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우리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해외 업체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비용 부담을 느끼는 국내 방산업체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부회장 임기 종료 후 진로도 궁금하다
▶군 입대 예정자나 군 복무자, 군 전역을 앞둔 이들을 위한 상담 활동을 염두하고 있다. 군에 가기 전이나 군 복무 중 또는 전역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진로를 고민한다. 군에 있는 동안 많은 사례들을 지켜봤다. 병사뿐만 아니라 부사관, 장교들도 군과 사회에 적응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지켜봤다. 이러한 장병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컨설팅 해주고 싶다.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면 군은 물론 사회도 좀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타이슨 경기전 탈의실서 성관계…상대선수 죽일까봐 힘 빼”
- 방탄소년단, AMA 3년 연속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 수상
- 마술사 최현우, 로또번호 또 다 맞혔는데…“사진 않았다”
- 월급 1억원 넘는 직장가입자 3021명...건보료 1위는 月3043만원
- “카카오택시 보다 싸면 뭐하나” 2위 택시앱 이용자 ‘환장’ 왜?
- 있지, ‘로꼬’ MV 1억뷰…“화려한 색감·강렬한 퍼포먼스” 인기
- “감독관이 시험지 강제로 넘겼다” 고3 울분…“감독관, 실수 인정”
- [영상] 美 샌프란시스코 백화점·명품 매장, 떼도둑에 잇단 약탈
- 미세먼지도 코로나도 못 막았다…마지막 백화점 세일 ‘후끈’[언박싱]
- 넷플릭스 ‘지옥’ 24시간 만에 세계 1위…관련주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