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23세 간호사 유족, '태움' 주장에 병원 측 수사 의뢰

병원 측, 진상규명·조직문화 선도 위해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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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입사 9개월 만에 23세 간호사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의정부 을지대병원이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20일 간호사 A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공정한 수사 진행을 위해 지난 18일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한 자체 조사에 이어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1시께 대학병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998년생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지난 3월 2일부터 이 대학에 취업해 병동에서 근무해왔다. 그는 직장 상사에게 '상담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다음 달에 그만두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해야 한다'는 대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간호사 집단 내부의 '괴롭힘'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A씨 죽음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배 간호사들로부터 가혹 행위인 이른바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유족은 A씨의 SNS 대화록, 근무일지표, 근로계약서 등을 공개하며 지난 4월부터 식대 10만 원씩 제공됐으나 A씨는 식대를 다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씨가 숨지기 전까지 담당한 환자는 2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직장 상사인 B씨가 “너의 차트는 가치가 없다”면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A씨에게 차트를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결국 병원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C파트장에게 이에 대한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으며, 이로 인해 좌절감을 겪었다는 것이 유족 측의 입장이다. 병원 측은 "'간호사 태움'이 사망 원인이라는 유가족의 의혹을 해결하고 올바른 조직문화를 선도하고자 의정부경찰서에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며 "공정한 수사를 통해 유가족의 의혹을 해결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주희 인턴기자 heehee21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