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반전 드라마 [시즌 결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재호 2021. 11. 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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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시카고 컵스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더그아웃에 모인 취재진앞에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6월 24일을 전후로 팀 공격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설명하는 종이였다. 특히 2스트라이크 상황, 득점권 기회에서 공격 내용이 좋아졌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당시 쉴트 감독은 "팀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당시 세이트루이스는 44승 46패로 지구 3위에 머물러 있었고, '팬그래프스닷컴' 기준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2.2%에 불과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감독의 이런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8월 15승 11패, 9월 22승 7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9월 12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 승리를 시작으로 9월 29일 밀워키 브루어스에 이길 때까지 17연승을 기록하며 구단 최다승 기록을 새로썼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LA다저스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지만, 한편의 '반전드라마' 같았던 이들의 2021시즌은 길이 기억될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는 극적인 반전드라마를 쓰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시즌 훑어보기 90승 72패 내셔널리그 서부 2위, 706득점 672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토미 에드먼 6.3 폴 골드슈미트 6.1 놀란 아레나도 4.1 해리슨 베이더 3.9 애덤 웨인라이트 3.7

아레나도가 합류한 세인트루이스의 수비는 말그대로 철벽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폴 골드슈미트와 놀란 아레나도 콤비는 초반에는 생각보다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골드슈미트가 잘하는 날은 아레나도가 잘하지 못했고, 아레나도가 잘하는 날은 골드슈미트가 잘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에 변화를 주면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골드슈미트는 타율 0.297 OPS 0.879 31홈런 99타점, 아레나도는 타율 0.255 OPS 0.807 34홈런 105타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몸짱중 한 명인 타일러 오닐은 OPS 0.912 34홈런 80타점으로 근육값을 했다.

수비는 이들의 가장 큰 강점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높은 81의 DRS(Defensive Runs Saved)를 기록했다. 2위 밀워키 브루어스(61)와 엄청난 격차를 벌린 압도적 1위였다. 역사상 최초로 다섯 명의 골드글러브를 배출해냈다. 토미 에드먼은 2루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콜튼 웡의 흔적을 지웠다. 토미 에드먼도 믿을 수 없는 수비를 보여줬다.

젊은 야수들의 성장도 돋보였다. 딜런 칼슨(타율 0.266 OPS 0.780) 에드문도 소사(0.271 0.735) 라스 눗바(0.239 9.739) 등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만으로 마흔살이된 애덤 웨인라이트의 활약은 눈부셨다. 32경기에서 206 1/3이닝을 던지며 17승 7패 평균자책점 3.05의 성적을 기록하며 부상자들이 속출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시즌 도중 합류한 존 레스터(4.36)와 J.A. 햅(4.00)은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23경기에서 120이닝 9승을 합작, 건재를 과시했다. 마일스 마이콜라스도 긴 부상의 터널을 벗어났다. 김광현의 7월은 정말 눈부셨다. 제이크 우드포드는 팀의 미래를 보여줬다.

불펜도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을만큼 튼튼했다. 알렉스 레예스, 지오바니 가예고스,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필승조를 지켰고 시즌 중반 이들이 지쳤을 때 T.J. 맥파랜드, 루이스 가르시아가 앞으로 나와줬다.

알렉스 레예스의 후반기는 실망스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선발진은 웨인라이트를 제외하면 시즌 내내 꾸준하게 활약한 투수들이 없었다. 잭 플레어티,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이탈하며 100이닝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플레어티는 건강할 때는 좋았다(17경기 3.22). 마르티네스는 그러지도 못했다(16경기 6.23). 김광현도 전반기에는 허리 부상, 후반기에는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 막판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요한 오비에도는 꾸준히 기회를 잡았지만 뭔가 부족했다(14경기 4.91). 존 갠트는 9이닝당 6.6볼넷이라는 극악스런 성적을 기록하며 결국 트레이드됐고, 다니엘 폰세 데 레온은 부상에 시달리다 더그아웃에서 야디에르 몰리나와 싸운 뒤 방출됐다.

전반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평균자책점 1.52 20세이브)였던 레예스는 후반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32경기 5.52). 앤드류 밀러도 40경기 평균자책점 4.75로 부진했다.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엄청난 '반전드라마'를 써내려갔던 세인트루이스는 시즌이 끝난 뒤에도 반전을 보여줬다. 마이크 쉴트 감독을 '철학 차이'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경질했다.

앞으로 할 일 FA: 맷 카펜터, 루이스 가르시아, J.A. 햅, 김광현, 웨이드 르블랑, 존 레스터,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앤드류 밀러 연봉조정: 알렉스 레예스, 해리슨 베이더, 저스틴 밀러, 잭 플레어티, 조던 힉스, 지오바니 가예고스, 다코타 허드슨, 타일러 오닐 시즌이 끝나기도전 야디에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와 재계약을 확정했다. 여기에 T.J. 맥파랜드도 1년 계약으로 붙잡았다. 쉴트 감독을 경질했지만, 벤치코치를 맡았던 올리버 마몰을 후임 감독으로 임명하며 혼란을 최소화했다. 특히 선발진에 빈자리가 많다. 부지런히 움직여야할 것이다. 빌 드윗 주니어 카디널스 구단주는 "(선수 영입을 위해 필요한) 돈은 갖고 있다"며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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