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 이재명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 선대위 쇄신 '1일차'
[경향신문]
이 후보, 선대위 첫 회의 주재
“청년들에게 무한한 책임 느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2일 전면 쇄신을 선언한 선거대책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저와 민주당은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 ‘사과’라는 단어만 5번 이상 언급한 이 후보는 민생을 챙기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울먹였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전국민 선대위’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오늘은 새로운 민주당의 첫 1일차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선대위의 전면적인 쇄신을 결의하고 이 후보에게 그 권한을 일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선대위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이날 회의는 ‘전국민 선대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열렸다.
이 후보는 “평소 못 보던 새로운 분들을 많이 보게 돼 반갑고 회의 자체가 활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의장에는 취업준비생·워킹맘·신혼부부·청년 창업자 등이 이 후보와 나란히 앉았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한 청년들이 대학의 계급화, 육아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신혼부부 주거 지원 정책의 비현실성, 청년 창업생태계의 필요성 등 현시대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털어놓자 이 후보는 연신 사과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발언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을 향해 “기성세대들은 고도성장 사회에서 많은 기회를 누리고 살았고 거기서 상당 정도 성취해서 사회의 기득권적 위치를 차지했지만 청년은 적은 기회 때문에 격렬히 경쟁해야 하고 이기지 못하면 실패하고 좌절과 절망,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단 말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청년들은 이제 미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만든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청년들 미래를 위해서라도 청년 좌절을 해결해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오늘 청년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날것 그대로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이런 상황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깊은 반성과 성찰만큼 더 높은 책임감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들을 만들어내고 성과를 통해 희망을 가질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날 충청 지역 방문에서 만난 상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어제 청주에 시장을 갔다가, 또 그저께 논산시장에 갔다가, 95세씩이나 되는 어르신이 물건 조금 팔아보겠다고 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으셔서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5000원어치 토란을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며 “저를 끌어안고 우시는 분도 계셨다.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 그런 분들의 눈물을 제가 정말로 가슴으로 받아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땅의 약자들과 그분들의 아픔을 개선하도록 일분일초, 작은 권한까지도 최대한 잘 쓰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매주 월요일마다 이 같은 ‘전국민 선대위’를 열 예정이다. 첫 회의에는 청년들이 초대됐고 이후 여성·직능 단체 등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매주 월·수·금 같은 분이 얘기하는 것보다는 국민께 내어주자는 것”이라며 “선대위 콘셉트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후보 직속 청년플랫폼을 확대·강화할 것”이라며 “주로 청년층으로 이뤄진 선대위를 운영해 그 안에서 전 국민의 목소리와 니즈(요구)를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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