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뜨거운 '쩐의 전쟁'.. 中 CATL 8조원 유상증자

오로라 기자 2021. 11. 22.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금 15조원 있는데도 자본 확충.. 중국 민영기업 중 최대규모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 업체인 중국 CATL이 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민영기업으로선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하며 배터리 업계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5일 CATL은 “450억위안(약 8조3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확보한 자금을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과 혁신 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CATL은 중국 푸젠·광둥·장쑤성에 신규 배터리 생산라인을 지어 연간 135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전기차 203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물량이다. CATL은 이번 투자로 현재(연간 106.4GWh)의 생산 능력을 단숨에 배(倍)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그래픽=송윤혜

◇초고속 성장 CATL, “돈 쓸 곳 여전히 많다”

CATL은 본래 8조원이 아닌 10조원 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대규모 증자 계획에 놀란 중국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CATL은 3개월 만에 원래 계획에서 후퇴한 유상증자 안을 새로 들고 나왔다.

CATL의 증자에 중국 당국까지 깜짝 놀란 이유는 이 회사가 결코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이 회사는 누적 매출 733억6200만위안(약 13조6600억원), 순이익 77억5100만위안(약 1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이미 지난해 1년간 매출과 순이익을 각각 40% 안팎으로 뛰어넘을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에도 4조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단행해 장부상 현금 보유액도 15조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CATL은 “공격적 투자를 위해선 돈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ATL은 “예정된 신규 생산라인 4곳 건설에만 약 22조원이 투입될 예정인 만큼, 결코 과도한 증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매체인 신랑재경은 “한국 기업들이 바짝 따라오는 데다 중국 내부 경쟁까지 치열해지자 CATL이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경쟁자를 따돌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업계, ‘쩐의 전쟁’ 시대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쩐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공모액은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 투입될 전망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미국 3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대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지난 9월엔 현대차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1조 3000억원이 들어가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에 분사한 SK온도 이르면 2023년에 상장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공모액이 최소 2조~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 기업 가치가 오르며 공모액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SK온도 이미 대규모 투자에 착수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에 3조원을 투입해 배터리 공장 증설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미국 포드사와 총 13조원의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도 내놨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늘며 어느 기업이 고성능 배터리를 대량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가 업계의 순위를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