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보통 새우가 아녀, 항생제 하나도 안 썼당께

조성호 기자 2021. 11.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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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도 무항생제 바람, 전남 신안군 양식장 가보니..

지난 5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한 새우 양식장. 3만6000㎡(약 1만2000평) 규모의 넓은 노지에 바닷물을 채워 놓았다. 어민5명이 합판에 모터만 달아 놓은 작은 통통배 위에 올라 그물에 걸린 새우를 한가득 끌어올렸다. 그물을 들어올리자 수백 마리 새우가 팔딱거리며 배 안으로 쏟아졌다.

5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막바지 새우 수확을 하고 있다. 양식장에서는 새우를 보통 3월부터 키우기 시작해서 8~11월에 거둬들인다. /조성호 기자

이곳 양식장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무(無) 항생제 인증을 받았다. 보통 새우 양식장에선 키우던 새우가 병에 걸리면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서 투입하지만, 이곳에선 항생제를 쓰는 대신 대신 수질을 정화시키는 미생물을 투입하는 방식을 쓴다. 최근 무항생제 식품 수요가 커지면서 새우도 항생제 없이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새우 양식장은 전국에 4곳 정도다.

◇새우도 ‘무(無)항생’ 바람…폐사율을 낮춰라

대개 가둬 놓은 바닷물에서 새우를 키우면, 미처 다 자라지 못하고 폐사한 새우 특유의 냄새가 난다. 이곳 양식장에선 뜻밖에도 그런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양식장을 운영하는 구연배 친환경새우농장 대표는 “새우 폐사율을 낮춘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새우 양식장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거둬들이려고 하는 양의 두 배쯤 되는 치어를 투입하지만, 여기는 그 절반 미만만 풀어놓는다”고 말했다. 새우가 자라날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신 새우가 사료를 먹는 양과 물 오염도를 수시로 확인한다. 구 대표는 “성장기의 새우는 보름에서 한 달 간격으로 탈피를 한다. 이때 사료를 먹는 양이 들쭉날쭉해지기 마련이다. 남은 사료는 썩어서 물을 오염 시키고 새우 폐사율도 올라간다”면서 “새벽 3~4시마다 양식장을 돌며 새우가 섭취한 사료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다시 투입량을 조절한다”고 했다. 양식장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고도 수질 관리가 가능하도록 수질 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유용 미생물도 투입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시장에 출하된 무항생제 새우는 일반 새우보다 30% 가량 비싸게 팔리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엔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새우가 성장기 아이에게 많이 먹이는 신선 식품인 만큼, 많이 먹여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 무항생제 제품을 소비자가 찾고 있어서다.

◇비싸도 산다…커지는 무항생제 시장

무항생제 시장은 2017년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이 급증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소비자의 23.5%는 “유기·무항생제 축산물을 일반 축산물보다 더 자주 구입한다”고 답했다. “항상 구입한다”고 답한 경우는 5.1%였다.

축산물에선 무항생제 시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농가에서 생산된 무항생제 달걀은 33만7000t으로 2018년 대비 26.1%나 늘었다. 농가 수도 14.9% 많아졌다. 특히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무항생제 제품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닭고기는 2년 전 대비 56.9%, 오리고기는 28.7% 증가했다.

이마트는 작년 4월부터 생닭과 생오리는 무항생제 인증 제품만 팔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올해 생닭 매출은 전년 대비 6%, 생오리 매출은 11.2% 뛰었다. 수산물에도 무항생제 바람은 불고 있다. 최근엔 새우뿐 아니라 장어·우렁이도 무항생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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