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간 중화항체 차이, 어떻게 봐야 하나
정부가 국내에서 처음 실시한 ‘백신별 접종 후 중화항체 조사’<본지 11월 20일 자 A1·3면 보도>에서 백신 종류별로 중화항체 수치가 큰 차이가 나자 “일부 백신은 ‘물백신’ 아니냐” “중화항체가 어느 정도 돼야 효과가 있나” 등 다양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본지가 국회 서정숙 의원실(국민의힘)을 통해 확보한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은 종류별로 체내 중화항체 수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얀센 백신은 접종 완료 후 중화항체량이 각각 392, 263으로 나타나 2000이 넘은 모더나, 화이자와 5~10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백신 효과도 5~10배 차이 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화항체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다고 할 수 있고 중화항체가 줄면 감염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백신 종류에 상관 없이 중화항체가 많으면 일단 감염 예방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화항체 양이 적다고 해서 효과가 그만큼 줄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도 했다. 현재로선 코로나를 방어하는 데 적정한 중화항체의 양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아, 중화항체량이 5배 많다고 해서 효과가 5배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백신은 중화항체뿐 아니라 체내 ‘세포 면역’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는데, 이번 정부 조사에선 백신별 중화항체만 비교, 조사했다는 한계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 번 백신을 접종 완료하면 중화항체 면역뿐 아니라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직접 해치우는 ‘세포 면역’도 형성되거나 강화되기 때문에 공식 허가된 백신은 코로나 예방 효과가 분명하다”면서 “중화항체 수치만으로 백신 효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 수치가 단기간에, 많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면 이는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다. 시간 경과에 따른 백신 효과 감소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스터샷이 확대되는 건 접종 후 중화항체 수치가 시간에 따라 급감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동시에 돌파감염과 돌파감염 후 중증 환자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자체 연구를 통해 AZ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해 3개월 만에 중화항체가 절반 아래로 감소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스터샷을 조기 검토·준비하지 않다가 최근 중환자가 급증하고야 접종 간격을 다급히 줄였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중장년층보다 항체가 덜 형성되고 백신 효과가 더 빨리 사라지는 점, 국내 60~74세 대부분이 AZ 백신을 맞았다는 걸 감안하면 정부 대책이 늦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로선 국내 AZ 백신 접종자와 접종 후 4~5개월이 지난 고령층은 최대한 빨리 부스터샷을 맞는 게 최선이다. 정기석 교수는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체내 중화항체 수치도 다시 높아지고 세포면역이 재학습을 통해 강화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며 “설령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도 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백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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