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男은 잠재적 가해자' 그만" 진중권 "안티페미의 개소리"

김명진 기자 2021. 11. 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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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차로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아파트 19층에서 살해한 연인 시신을 밖으로 던진 30대 남성 사건’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일각에서 이 사건을 ‘여성 혐오 살인’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이 대표는 “(극단적)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다”고 했고, 진 전 교수는 “공당의 대표가 이제 교제살인까지 쉴드 치고 나서나”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조선일보 DB

두 사람 간 설전의 발단이 된 것은 해당 사건에 대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평가다. 장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페미니즘이 싫은가? 그럼 여성을 죽이지 말라. 여성의 안전 보장에 앞장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튿날 장 의원 발언을 지적하며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했다. 페미니즘을 동원해 연인 간 벌어진 극단적인 사건을 젠더(gender·성별) 갈등으로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잣대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토막살인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해상에 투기한 사건을 보고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라면서 “애써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젠더갈등화 하려고 하지도 않고 선동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장 의원은 여기에 “젠더 갈등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이런 소리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고 맞받았다.

두 남녀 정치인의 논쟁에 진 전 교수가 참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공당의 대표가 이제 교제살인까지 쉴드 치고 나서나 안티 페미로 재미 좀 보더니 정신줄 놓은 듯”이라며 “교제살인이 이빨쌈치기 할 소재냐? 보자보자 하니까...”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진중권(왼쪽)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채널A

이 대표는 여기에 댓글을 달아 반박에 나섰다. 그는 “범죄를 페미니즘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동이다. 누가 교제살인(?)을 옹호했나? 고유정의 살인이나 이번 살인 사건 모두 gender-neutral(성 중립적) 하게 보는 게 정답인데 이걸 젠더 이슈화 시키는 멍청이들이 바로 갈라치기 하는 시도”라고 했다. 이후 아래와 같은 댓글을 서로 주고 받았다.

진중권: “젠더 살인인데 젠더 뉴트럴하게 보라는 개소리는 웃으라고 하는 소리겠지요? 근데 하나도 안 웃겨요. 교제살인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비가 50:50이라면 모를까? 이거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당무우선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안티페미 마초들 지지가 필요해 알면서 하는 개소리인지.”
이준석: “교제살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어느 인터넷 신문기사가 제창하고 몇 년 지나 오늘 장혜영 의원이 띄우는 개념이라 그런 인식 자체가 생소하고, 성비 따져서 스테레오 타이핑(stereotyping·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그가 속한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특성에 근거해 판단하는 것)하는 거 대로면 내국인 대비 외국인 10만명중 살인 피의자 비율이 2-4배 높으니 외국인을 살인자로 스테레오 타이핑하시지요. 저는 그런 짓 안합니다.”
진중권: “휴, 견적이 안 나온다. 그걸 논리라고 펴고 앉았냐? 그 궤변 반박하려면 말이 길어지니까. 따로 긴 글로 쓰지. 그밖에 아직 못한 개소리가 있으면 마저 해 놔. 다 정리해줄께. 공당의 대표가 젠더살인까지 쉴드를 치고 나서냐? 미쳤어.”
이준석: “긴 글 쓰고 계세요. 전 오늘 영감들 싸움 정리할 것이 하나 있으니.”
진중권: “확전을 바라는 거야? 걍 이쯤에서 실언이었다고 하고 짜지는 게 좋을 텐데. 내가 사고칠 줄 알았다.”
이준석: “바로 글 써요. 전주곡 길게 틀 필요 없이...”
진중권: “개드립마저 마저 다 쳐. 이참에 한꺼번에 정리하게. 펨코의 돌머리들한테나 통할 허접한 드립을 나한테 치면 어떡하나...”
이준석: “조심해요. 통계이야기 하면서 스테레오타이핑 잘못 들어가면 이런거 보고 흑인이 잠재적 범죄집단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으니.”

이 대표와 진 전 교수가 페미니즘을 주제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여성할당제’를 화두로 서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처음에는 여성할당제의 필요성을 놓고 찬반 격론을 벌이다가, 종국에는 서로를 향해 “결핍된 교양을 남초(男超) 사이트에서 주워들은 소리로 때운다(진중권)” “결국 어느 골방 철학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여성할당제를 하면 생산성이 좋아진다’라는 개똥철학(이준석)” 같은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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