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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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까지는 본고사와 예비고사, 1981년엔 예비고사, 이후엔 학력고사를 치러야 대학을 갈 수 있었다.
국·영·수가 아닌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교과서가 닳을 정도로 암기하는 건 기본이었다.
영국 BBC는 수능을 "세계에서 가장 힘든 시험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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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이 7차 교육과정 이후 최고 ‘불수능’이라고 아우성이다.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의 수업결손을 간과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난도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는 교육당국의 숙명이다. 불수능은 “지구인이 풀 수준이 아니다”라는 조롱도 받는다. ‘물수능’은 수학, 국어 등의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한 문제 차이로 좌절을 맛본다. 실력 아닌 실수를 받아들이기 힘든 학생들은 반수나 재수에 나선다.
영국 BBC는 수능을 “세계에서 가장 힘든 시험 중 하나”라고 했다. 한 고3 여학생은 인터뷰에서 “12년간의 학창시절을 수능을 위해 보낸다”며 “한국의 ‘10 to 10’을 아느냐.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에 있는 것을 말한다. 가장 힘든 것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했다. BBC는 세 학생의 수능 100일간 시험준비과정을 들여다보며 “수능은 대학 입시와 직업은 물론 미래의 인간관계까지 결정한다”고 표현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요동쳤다. 그런데도 달라진 건 없고, 교육현장의 ‘원성’만 높아지고 있다. 교육정책은 국가 장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한다. 학생들을 위한 대입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인생은 결코 성적 순이 아니라고.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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