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기아 구제계획 만들었으니... 머스크, 약속한 7조원 기부해달라”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1. 11. 2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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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피실라 지역에서 주민들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제공한 긴급 구호 식량을 받고 있다.(오른쪽 사진) 전세계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식량 구호에 앞장서온 WFP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왼쪽 사진은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콕 집어 “60억달러(약 7조원)만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던 세계식량계획(WFP)이 “구체적 계획과 장부를 내놓으면 기부하겠다”는 머스크의 답변에 진짜 구체 계획안을 내놨다. 이제 머스크가 약속했던 60억달러를 내놓을지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머스크 당신이 요구한 (기아 구제의) 분명한 계획과 장부가 여기 있다”는 글과 함께 ‘억만장자들에 대한 한 번의 호소’라는 제목이 달린 WFP 기아 구제 계획의 요약본을 올렸다. 계획에 따르면 식량 마련과 배송에 35억달러, 현금·음식 바우처 지급에 20억달러, 총 43국의 취약 계층 맞춤형 지원에 7억달러가 든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비용(4억달러)을 합친 총비용은 66억달러로 추산됐다. 당초 요구보다 6억달러가 늘어난 금액이다.

앞서 비즐리 WFP 총장은 지난달 19일 머스크에게 “당신 자산 2210억달러(약 263조원) 중 3%만 있어도 기아 위기에 몰린 세계인 4200만명을 살릴 수 있다”며 “딱 60억달러만 도와달라”는 트윗을 올렸다. 당시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머스크의 재산이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제쳤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달 31일 “만약 WFP가 60억달러로 세계의 기아를 해결하는 방법을 트위터에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60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WFP가 16일 만에 그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머스크는 닷새가 지나도록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가 최근 테슬라 주식을 100억달러어치 가까이 팔아치우며 WFP의 기대는 한껏 높아져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주간 머스크가 매각한 주식의 평가액만 총 90억달러에 달한다”며 “머스크는 자신이 공언한 ‘지분 10% 매각’을 위해서는 몇 주간 더 주식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으로 더 많은 현금을 챙기게 될 것이란 얘기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의 최소 17%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그의 자산은 20일 기준 총 3110억달러(약 370조원)로 늘었다.

머스크는 미국 의회의 부유세 도입을 이유로 “테슬라 보유 지분을 처분하겠다”면서, 지난 6일 트위터에서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결정해달라”는 설문 조사를 했다. 이에 응답자의 58%가 매도에 찬성하자, 지난 8일부터 계속 지분을 매각 중이다. 글로벌 자선 단체들은 머스크가 WFP는 물론 다른 단체에도 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세금 혜택 때문이다. 미국은 연간 소득 금액의 최대 50% 한도 내에서 기부금을 전액 공제해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머스크가 최근 매각한 주식 대금에 내야 하는 세금만 약 3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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