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가 곧 무기' 첼시, 수비진이 공수 모두 책임진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1. 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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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 레스터전 3-0 대승
▲ 첼시, 수비수 뤼디거 & 수비형 미들 캉테 골
▲ 첼시, 좌우 윙백 칠웰과 제임스 도움
▲ 첼시, 이번 시즌 30골 중 13골을 수비수들이 기록(PL 최다)
▲ 첼시, 이번 시즌 4실점으로 최소 실점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비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레스터 시티를 3-0으로 대파하면서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1위를 이어나갔다.

첼시가 킹 파워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2021/22 시즌 PL 12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비록 지난 11라운드에서 번리 상대로 1-1 무승부에 그쳤으나 최근 PL 6경기 무패(5승 1무) 포함 공식 대회 9경기 무패(8승 1무)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사실 첼시는 10월 중순만 하더라도 위기에 직면하는 듯싶었다. 말뫼와의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3차전에서 핵심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22분 만에 부상을 당한 데 이어 44분경엔 또 다른 공격수 티모 베르너마저 부상으로 교체된 것. 이후 첼시는 루카쿠와 베르너 없이 PL 4경기 포함 공식 대회 6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자칫 첼시가 득점 부족 문제를 드러내면서 침체기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첼시는 수비수들이 연신 골을 넣어주면서 위기들을 타개해 나갔다. 먼저 첼시는 노리치 시티와의 PL 9라운드에서 좌우 윙백인 리스 제임스와 벤 칠웰이 사이좋게 골을 넣으며 7-0 대승을 거두었다. 뉴캐슬과의 10라운드에선 제임스가 멀티골을 넣으며 3-0으로 승리했다. 번리와의 11라운드에선 제임스의 크로스를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최전방에 서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으로 나선 카이 하베르츠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레스터전도 첼시는 수비 쪽 포지션의 선수들이 빛을 발했다. 당장 첼시의 첫 슈팅 주인공이 바로 칠웰이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조르지뉴의 롱패스를 받은 칠웰이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슈팅을 가져간 게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따르며 아쉽게 골이 되진 않았다.

첼시의 선제골도 수비수들이 합작한 것이었다. 13분경, 칠웰의 정교한 코너킥을 스리백의 왼쪽에 위치한 안토니오 뤼디거가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첼시의 추가골은 수비수가 넣은 건 아니었으나 수비 쪽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의 몫이었다. 27분경, 하프 라인 부근에서 제임스의 패스를 받은 캉테가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캉테는 원래 슈팅을 잘 때리지 않는 선수이기에 레스터 수비수들은 뒷걸음질 치면서 패스 경로를 막는 데에 급급했던 데다가 캉테가 본인의 주발인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때린 슈팅이었기에 완벽하게 허를 찔렸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2-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한 첼시였다.


첼시는 후반에도 수비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했다. 후반 8분경엔 스리백의 중앙에 위치한 티아구 실바의 롱패스에 이은 이선 공격수 칼럼 허드슨-오도이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칠웰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레스터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의 손끝 선방에 막혔다.

첼시는 후반 17분경에 '가짜 9번' 하베르츠와 이선 공격수 메이슨 마운트를 빼고 크리스티안 풀리식과 하킴 지예흐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새로 투입된 두 선수가 후반 26분경, 골을 합작(지예흐의 컷백에 이은 풀리식의 슬라이딩 슈팅 골)하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골 장면에서도 스리백의 오른쪽에 위치한 아담 찰로바가 수비 진영에서 하프라인 넘어까지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지예흐에게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찔러주면서 기점 역할을 해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공격만 한 건 아니다. 레스터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54분(후반 9분)이 지나서야 첫 슈팅을 시도했을 정도로 첼시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자랑했다. 결국 첼시는 레스터전에 점유율에서 62대38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16대4로 정확하게 4배가 더 많았다. 수비진 덕에 말 그대로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한 첼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첼시는 수비 쪽 선수들이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3-0 대승을 견인했다(뤼디거-캉테 골, 칠웰-제임스 도움, 찰로바 기점). 여전히 제임스는 4골로 팀 내 득점 1위고, 칠웰은 3골로 공동 2위다. 게다가 제임스는 도움에서도 4도움으로 미드필더인 마테오 코바치치(5도움)에 이어 팀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PL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를 올리며 물오른 공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제임스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 30득점 중 수비수들이 가장 많은 13골을 넣고 있다(제임스 4골, 칠웰 3골, 찰로바 2골, 뤼디거 2골, 마르코스 알론소 1골, 실바 1골). 이는 PL 전체팀들 중 수비수 득점 최다에 해당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캉테와 조르지뉴, 코바치치까지 포함하면 이는 17골로 확장된다.

도움 역시 첼시가 기록한 20도움 중 수비수들이 8도움(제임스 4도움, 아스필리쿠에타 2도움, 칠웰 1도움, 알론소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포함(코바치치 5도움, 루벤 로프터스-치크 2도움, 조르지뉴 1도움)하면 무려 16도움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첼시는 12라운드까지 단 4실점만 허용하면서 최소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쯤이면 첼시는 방패가 곧 무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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