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마을이야기 '책으로'

한솔 2021. 11. 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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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과거에 동네마다 있었던 쌀가게나 사진관처럼 옛 모습을 오래 간직한 장소들을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든데요.

중·고등학생들이 사라져가는 마을의 명소와 그 곳에 얽힌 이야기를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책으로 엮어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솔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광복 직후인 1946년, 천안역 앞에서 좌판으로 시작한 '역전쌀상회'.

신용신 할아버지는 어머니에 이어 2대째 쌀가게를 운영하며 60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천안역 주변의 전성기부터 한적한 원도심으로 자리잡기까지 어르신이 살아온 길 속엔 천안의 역사도 함께 녹아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지역 고등학생이 직접 듣고 기록하며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신용신/역전 쌀상회 주인 : "글쎄요. 흡족해. 열심히 끈기 있게 하니까 이런 보람도 느끼잖아."]

채록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31명.

여름방학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지역의 산 증인들을 만났습니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헌 책방과 레코드점 등 사라져가는 천안 원도심의 모습을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이를 통해 책으론 전해지지 않는 살아있는 향토사를 배우고,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을 이뤄내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기대/천안중앙고등학교 2학년 : "이렇게 동네 어르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게 저의 어린 시절에 가지지 못했던 추억을 만드는 것 같아서…."]

공주 지역의 중학생 22명도 마을 사진관 등 동네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장소를 찾아 마을 이야기 14편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이처럼 충남지역 곳곳에서 학교와 마을이 함께 지역의 소소한 역사를 기록하는 마을사 편찬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애써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 마을과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가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홍순용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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