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펑솨이 안전 증명" 목소리..베이징 올림픽 타격받나

박용하 기자 2021. 11. 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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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IOC 등 잇단 요구…중, 사진·영상 공개에도 논란 여전
미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영국 등 줄줄이 참여 가능성

‘미투’ 선언을 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사진)의 신변 안전 논란이 국제적 이슈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직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지며 중국 내 인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관영매체들은 펑솨이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영상을 공개했으나 의구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국이 쏘아올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엔 인권위원회 리즈 트로셀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펑솨이)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폭행과 관련한 완전히 투명한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도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와 동료 선수들의 자유로운 접촉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도 목소리를 높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이 그의 행방과 안전에 대한 검증 가능한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고,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FCDO)도 “모든 이들은 핍박에 대한 공포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인 펑솨이는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스티브 사이먼 여자테니스협회(WTA) 회장은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면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사카 나오미, 세리나 윌리엄스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CGTN은 지난 20일 SNS에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3장의 사진을 올렸으나 촬영 시점이 불명확해 신뢰성 논란에 휘말렸다. 환구시보는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서 웃는 표정의 펑솨이가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편적인 영상들만 공개되면서,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미국이 쏘아올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앞서 미국은 지난 18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유린 문제를 거론하며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 역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린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펑솨이 논란이) 현명한 방식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며 “IOC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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