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뜻대로 '3김 체제'..김한길 '반문 빅텐트' 구심 주목

박순봉·유설희·문광호 기자 2021. 11. 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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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 이준석과 기싸움 끝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사실상 매듭
김종인 ‘원톱’ 김병준 ‘상임’…김한길은 새시대준비위원장
후보 비서실장 장제원 유력…홍준표·유승민 빠져 아쉬움

교회 찾은 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성경책을 든 채 교회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 기구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와 별도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각각 맡는다. 당연직인 이 대표를 제외하면 ‘3김 체제’로 불린다. 윤 후보의 의지가 대부분 반영된 인선으로 평가된다. 선대위 구성의 큰 줄기는 정리된 셈이다.

윤 후보는 21일 서울 용산구의 김한길 전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그동안 많이 고심하신 김한길 전 대표가 새시대준비위원회라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하나의 조직을 맡아서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새 시대를 여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 두려움 없이 몽골 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당 선대위와는 별도 기구다. 윤 후보의 직속 기구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원톱’ 지위는 지켜주되, 반문연대 ‘빅텐트’를 치고 싶은 윤 후보 의지도 동시에 반영한 조직 구성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전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인선 관련 담판을 벌였다. 김병준 전 위원장 영입과 김종인 전 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을 모두 조율한 것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전날 공지문을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선임에 동의했고, 김한길 전 대표 합류에는 처음부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한길 전 대표는 민주계로 범여권 인사지만 동시에 비문 인사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았지만 2016년 친문계 인사들과 갈등을 겪다가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윤 후보로서는 ‘반문재인 연합 전선’ 구축에서 민주계 흡수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인사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여야를 오가며 비대위원장과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다. 2012년 대선 때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박근혜 후보 당선에 주요한 역할을 했고, 이후 민주당에서도 비대위원장으로 공천 혁신 등을 통해 2016년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다시 보수 정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바꿨다. 비대위원장으로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 이 대표와 기싸움을 벌인 선대위 인선 조율을 이날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이 대표와의 조율은 윤 후보의 승리로 결론났다. 윤 후보는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을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대신 이 대표는 일부 인사들을 윤 후보에게 추천했다. 윤 후보는 또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는 김병준 전 위원장 선대위 영입을 받아내면서 상임선대위원장에 외부 인사들을 임명하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매머드급 선대위’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상징성 있는 외부 인사 영입 주장을 절충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최종 키를 쥔 후보의 뜻대로 선거 기구 구성이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에 굉장히 많은 분이 참여해야 한다”면서도 “중앙선대위 조직 자체가 지나치게 매머드급이 돼서는 일할 수가 없으니 중앙선대위 조직과 지방선대위 조직을 조화롭게 설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석인 윤 후보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장제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를 찾았는데 장 의원이 수행하자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장 의원은 통화에서 “저는 여러 번 정말 수차례 걸쳐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후보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장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장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할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윤 후보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홍 의원은 ‘청년의꿈’ 플랫폼을 운영하며 연일 윤 후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유 전 의원도 선대위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박순봉·유설희·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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