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수가 '–10마리'? 생명과학Ⅱ 20번 문제 오류 논란

서동준 기자 2021. 11. 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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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의 가장 어려운 문항인 20번 문제에 오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21일 17시까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66건 접수됐다.

이 시각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총 310건으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단일문항으로는 가장 많은 이의제기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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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의 가장 어려운 문항인 20번 문제에 오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21일 17시까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66건 접수됐다. 이 시각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총 310건으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단일문항으로는 가장 많은 이의제기를 받은 셈이다.

논란이 된 문항은 생명과학Ⅱ에서 배우는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에 대한 문제다. 이 법칙은 일정 조건에서는 세대가 지나도 집단 내의 우성 유전자와 열성 유전자의 비율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형질이 우성이어도 자손은 열성 유전자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다소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 수능에서는 난도 높은 문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20번 문항으로 출제됐다. 문제에서는 두 개의 동물 집단이 몸 색깔과 날개 길이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을 적용할 수 있는 집단이 둘 중 무엇인지, 날개 길이의 우성은 긴 것인지 짧은 것인지 등을 추론하도록 했다. 추론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3개의 보기 중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주어진 조건에 대해 생명과학Ⅱ에서 나오는 하디-바인베르크 법칙 내용을 적용하면 정답이 5번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는 있다. 

논란은 모든 유전자형의 비율을 구했을 때 나타났다. 두 개 동물 집단이 가질 수 있는 유전자형은 각각 6종류(‘검은색 몸 유전자 2개’, ‘검은색 몸 유전자 1개, 회색 몸 유전자 1개’ ‘회색 몸 유전자 2개’, ‘긴 날개 유전자 2개’, ‘긴 날개 유전자 1개, 짧은 날개 유전자 1개’, ‘짧은 날개 유전자 2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제기된 이의 내용에 따르면, 한 동물 집단에서 짧은 날개 유전자만 2개 갖는 비율이 음수로 나온다. 즉, 짧은 날개 유전자를 2개 갖는 동물의 수는 음수라는 뜻이다. 동물의 수를 셀 때 ‘-1마리’, ‘-10마리’라는 개념은 현실에 없다.

3개의 보기가 맞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짧은 날개 유전자 2개’인 동물의 비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유전자형의 비율이 맞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는 그 비율을 구해야 한다. 

가령 A, B, C라는 3명의 학생이 각자 들고 있는 사과의 총 개수가 10개라고 했을 때 몇 가지 조건을 주고 A와 B가 들고 있는 개수를 알아내는 문제가 있다. 조건에 따라 추론했을 때 A가 6개, B가 5개 들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것이 정답이었다. 그런데 이 경우 C는 –1개를 들고 있어야 한다.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오류가 나타나는 것이다.

한 이의제기자는 “수험생들은 교과과정에서 배운 하디-바인베르크 풀이방법 중 당연히 개체수를 구하여 푸는 방법을 배웠고, 20번 문제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돌아가더라도 개체 수까지 다 구해서 풀 수도 있는 문제”라며 “출제위원들은 이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체수가 마이너스로 나오게 문제를 설정함으로서 개체수를 고려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 시작한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게 하였고, 결국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없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수능 이의제기는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29일 정답이 최종 확정된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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