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에 널뛰는 대출금리.. 시장논리로 모는 정부

황두현 2021. 11.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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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장에 금융당국은 반박
대구銀 등 가산금리 대폭 올려
가감조정금리 인상은 4곳뿐
은행연합회

정부의 대출규제로 은행 대출금리가 치솟았다는 주장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반박하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은 시장논리에 따른 현상이며,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불가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본 결과, '반만 맞는' 주장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은행에서 기준금리 상승세가 포착됐지만 일부 은행들은 기준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가산금리를 책정했다. 가감조정금리를 대폭 올린 은행도 있었다.

2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의 가계대출금리 비교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월말과 올해 9월말 국내 15개 은행이 취급한 월상환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인상폭은 -0.39%~0.46%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가산금리는 -0.25~1.05%p로 기준금리보다 상승폭이 컸다.

광주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12월말 0.97%에서 9월말 1.43%로 0.46%p 올랐다. 같은기간 신한은행도 0.45%p 올라 광주은행 뒤를 이었다. 씨티은행(0.39%p)과 SC제일은행·하나은행(0.37%p), 기업은행(0.28%p) 순이다. 제주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16%p, 0.14%p 인상됐고, 대구은행(0.1%p), 전북은행(0.09%p)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수협·KB국민·부산·경남·우리은행 등 5곳은 되레 기준금리가 내렸다.

은행들은 주담대 기준금리 산정 지표로 통상 코픽스, 은행채 5년물 등을 활용한다. 코픽스란 국내 주요 8개 은행들이 자금조달 관련 비용(금리)을 지표로 산정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다. 은행채란 은행에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즉 기준금리는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셈이다.

이와 달리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회수 리스크, 목표이익률, 업무원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금리다. 은행이 시장 상황과는 별개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인 셈이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보다 가산금리를 더 많이 올린 6개 은행(대구·경남·국민·수협·우리·부산)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대구은행은 기준금리를 0.1%p 올렸지만 가산금리는 1.05%p 인상했다. 경남은행의 기준금리는 0.34%p 줄었지만 가산금리는 0.64%p 올랐다. 국민은행도 가산금리가 0.42%p 인상됐다. 6개 은행(광주·신한·SC제일·씨티·농협·전북)은 되레 가산금리를 내렸는데, 기준금리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은행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은행 여신본부나 지점장 전결, 부수거래에 따른 감면 등으로 조정되는 가감조정금리를 인상한 곳은 15개 은행 중 4곳에 그쳤다. 대구은행이 올 들어 0.66%p, 경남은행 0.25%p, 국민은행 0.2%p, 기업은행 0.04%p 순이다.

신용대출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내 15개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기준금리 인상폭은 -0.4%p~0.44%포인트(p)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은 작년 11월과 올해 9월 신용대출 취급분이다.

광주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말 1.00%에서 올해 10월말 1.44%로 0.44%p 상승했다. 전북은행도 같은 기간 1.02%에서 1.46%으로 0.44%p 올랐다. 뒤이어 카카오뱅크(0.42%p), 하나은행(0.39%p), 기업은행(0.38%p), 국민은행(0.37%p), 대구은행(0.36%p), 우리은행(0.32%p), 농협(0.31%p) 순이다. 제주·스탠다드차타드·시티은행은 0.27%p 올렸다. 수협과 경남은행도 각각 0.26%p, 0.16%p 상승했다. 반면 부산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0.05%p, 0.4%p 기준금리를 내렸다.

신용대출 부문에선 광주·카카오뱅크·하나·국민·농협·씨티·경남·부산·신한 등 9개 은행이 기준금리보다 가산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가산금리를 2.21%p로 올려잡아 은행들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뒤를 이어 광주은행이 1.55%p 올렸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국민은행이 각각 0.79%p 0.61%p, 0.53%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 은행(전북·하나·대구·우리·농협·제주·스탠다드차타드·씨티·수협·신한은 모두 0.5%p 미만의 인상폭이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되레 0.01%p 가산금리를 인하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대출관리를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올려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최근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은행들의 자체 금리 인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런 설명과 달리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은행 여신담당 임원을 소집해 영업현장에서 대출금리, 특히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운영이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두현·문혜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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