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조절 실패, 예상 합격선 대폭 하락..'수험생들 "역대급 불수능"

박양수 2021. 11. 21. 19: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치러진 202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 동문회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2학년도 대입 정시 전략 설명회에서 참석자가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에 따른 배치표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역대급 불수능'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어영역에서 '헤겔의 변증법', '기축통화와 환율' 같은 아예 손대기조차 어려운 고난도 지문과 까다로운 보기 문항들로, "수험생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가채점 결과로 예상된 등급 커트라인(컷)이나 상위권 대학 지원가능 예측 점수가 대폭 하락하는 등 수능 난도 논란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지난 2018년와 비슷한 상황과 비슷해 '희대의 불수능'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9학년도 수능 난도 논란과 관련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했고, 가장 큰 논란이 된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출제위원장이 수능 당일이었던 2018년 11월15일 "전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난도 조절 실패 논란이 일면서 평가원이 12월4일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한 것이다.

당시 수능에서 국어영역 원점수 1등급 컷이 84점,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 비율이 전년도(0.61%)보다 크게 낮은 0.03%로 '불(火)국어'를 넘는 '마그마 국어'라는 말까지 나왔다.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도 전년도의 반 토막이 난 5.3%로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수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수능 당일인 지난 18일 출제위원장인 위수민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고, 1교시 국어영역이 끝난 직후 교사들과 입시업체들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고 평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체감도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국어 영역에서 '헤겔의 변증법', '기축통화와 환율' 지문은 "수험생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주요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자체 분석으로 국어 1등급 컷을 82∼85점으로 예상했다. 전년도(88점)보다 3∼5점 낮고 2019년도(84점)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다.

수학영역도 원점수 81∼87점이 1등급 컷으로 예상돼 수학 가·나형 1등급이 92점이었던 전년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 카페 '수만휘'에선 "기출문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문제 유형을 보니 재수·삼수를 한다고 성공할 자신이 없다", "불수능에 중위권 점수가 붕괴됐을 것"이라는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난이도가 매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고 들쭉날쭉해 '물수능', '불수능' 논란을 야기하며, 수험생들이 난이도를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이번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국어·수학영역이 '공통과목 + 선택과목'으로 치러져 같은 원점수를 받은 학생들이더라도 표준점수·백분위가 달라진다.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등급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주요 입시업체 예상 국어 1등급 컷이 '언어와 매체' 82∼83점, '화법과 작문' 83∼85점, 수학 1등급 컷은 '확률과 통계' 85∼87점, '미적분'은 81∼84점, '기하'는 83∼85점으로 선택과목별로 다르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경우에도 1등급 비율은 5∼6%로 전년도 12.7%에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대학들이 '3합5'(3개 영역 합산 5등급) 식으로 요구하는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저기준 충족 미달 지원자들이 늘면서 올해는 수시 추가합격자가 많고, 나아가 정시로 선발인원을 넘기는 '수시 이월'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성학원·종로학원·유웨이 등 3개사가 전망한 주요 합격선은 국·수·영 원점수 300점 만점 기준 이과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서울대 의예 289∼291점, 연세대 의예 289∼290점으로 지난해보다 3∼4점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종로학원 전망치로 문과 상위권이 지원하는 연세대 영어영문 270점, 고려대 영어영문 265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265점, 서강대 경영 263점 등은 14∼19점으로 낙폭이 더 컸다. 한국외대 LD학부는 251점, 이화여대 인문계열은 246점으로 26∼28점이나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