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수원FC가 선물한 찬스 놓치지 않은 울산, 제주 3-1 격파

김태석 기자 2021. 11. 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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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울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어차피 남은 세 경기에서 주어진 승부에 최선을 다해야 할 처지인 만큼, '남' 전북 현대의 승부를 지켜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심은 달랐을 것이다. 경기 전 수원 FC가 전북을 잡았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역전 우승을 노리는 울산은 이 기회를 살려야 했고, 제대로 살렸다. 이제 울산과 전북의 승점 차는 없다.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1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3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울산은 후반 9분과 후반 종료 직전 멀티골을 만들어낸 오세훈의 맹활약,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이동경의 득점에 힘입어 후반 30분 제르소의 한 골에 그친 제주를 물리치고 승점 3점을 따냈다.

전북 경기를 구태여 찾아보지 않는다는 홍 감독의 자세는 담백하게 진인사대천명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어차피 우승 여부는 자력으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일단 주어진 경기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고 행운을 바라야지, 그러지 못하고 요행을 바라지 않겠다는 그의 진심이 하늘에 닿은 듯하다.

경기 직전 전북이 수원 FC에 2-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울산을 심리적으로 더욱 압박할 수 있었던 전북이지만, 이 패배 때문에 도리어 또 초조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물론 울산은 이기면 다시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한 상태에서 승부에 임했다.

전반전은 그리 기대에 미쳤다고 볼 수 없는 흐름이었다.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쥐긴 했지만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제주의 조직적 대응에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28분 이동준이 옆그물을 때린 장면,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제주 수문장 이창근에게 막혔던 장면 이외에는 기억에 남을 찬스가 없었다.

그러나 후반전에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전 내내 단 한 번의 슛 기회를 잡지 못했던 오세훈이 막힌 혈을 뚫었다. 후반 8분 오세훈은 아크 중앙에서 볼을 잡은 절묘한 왼발 터닝 슛을 날려 제주 골문 왼쪽 기둥을 강타하더니, 1분 후 윤빛가람의 전진 패스를 받아 이창근과 맞선 찬스에서 가볍게 왼발 슛으로 밀어넣어 득점했다. 두 장면 모두 수비수를 등진 상황에서 지능적인 터닝 동작으로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냈다. 오세훈이 피지컬과 제공권에만 의존하는 공격수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울산은 후반 24분 추가 득점을 올릴 뻔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좌측면에서 이명재가 날린 땅볼 크로스를 제주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뒤로 흐르자 이동준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며 슛을 날렸으나, 수비수에 굴절되고 말았다. 이걸 오세훈이 이어받아 일대일 찬스를 잡았으나, 이창근에게 막혔다. 하지만 오세훈은 재차 헤더슛으로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 이전 상황에서 이동준과 제주 수비수의 충돌이 파울로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받진 못했다. 울산 처지에서는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무척 아쉬운 장면이었다.

울산이 승기를 점점 굳혀가는 상황이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세트 피스에서 빈틈이 보인 게 화근이었다. 후반 30분 박원재의 왼발 코너킥을 울산 골문 앞에서 이어받은 제르소의 헤더슛이 윤일록의 몸에 굴절되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조현우 골키퍼가 곧바로 반응했으나, 헤더슛 궤적 자체가 워낙 절묘했던데다 윤일록에 굴절까지 됐으니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이 골 한 방에 울산은 또 초조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홍 감독은 잔부상과 A대표팀 차출 여파로 되도록 아껴두려 했던 이동경과 바코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하지만 후반 42분 윤일록이 박스 왼쪽 사각에서 날린 슛이 골문 오른쪽 기둥을 때리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대로 끝나는 듯했던 이 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오세훈이 울산을 구하는 절묘한 다이빙 헤더골로 다시 요동쳤다. 낙담하던 울산 팬들이 환호성이 울산 문수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울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역습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이동경이 아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울산의 3-1 승리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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