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상대+절대평가' 도입하는 삼성전자 '팀별 인건비는 묶는다'

김상윤 2021. 11. 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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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번 주 인사제도 개편안 발표
내달까지 임직원 동의절차 후 내년 시행
동료평가제 도입하되 인건비 반영안해
직급체계 폐지 않기로..페이밴드만 삭제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5년 만에 인사제도를 대폭 개편하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혼합한 평가방식을 도입한다. 다만, 팀별 연봉 인상 한도는 정해놓으면서 무차별적인 ‘평가 관대함’을 막는 제동장치도 달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처럼 무조건으로 ‘낙제자’를 만드는 상대평가의 폐해를 일부 줄이되, 직원 개개인에 대한 성과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보상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新)인사제도 개편안을 완성하고 이번 주 중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룹장과 CA(변화관리자·Change Agent)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 내달까지 임직원 동의절차를 진행한 후 내년부터 새 평가방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 중 하나는 업적평가를 할 때 일부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고성과자(EX·Excellent) 10%를 제외하고 나머지 90% 직원에 대해서는 절대평가를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현행 삼성전자의 임직원 고과평가는 ‘EX’와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개로 나눠 매긴다. 최고 성과를 낸 EX등급은 10% 비중으로 뽑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모두 절대평가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팀원이 모두 일을 잘했다면 90%는 GD 등급을 받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팀별 버짓제’도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팀별 인건비 인상 한도만큼은 묶어 놓겠다는 얘기다. 자칫 인사평가자가 NI와 UN 등급 없이 GD 이상 평가만 줄 경우 인건비 부담이 무제한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올해 팀별 연봉 인상 한도가 100이라면 팀 내에서 무조건 100안에서 연봉인상분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팀에서 모두 GD를 받게 된다면 개개인한테 돌아가는 연봉 인상분은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평가 관대’는 차단할 수 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매년 일정액의 연봉을 올려줬던 기본인상률 폭도 축소하고, 성과평가 비중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컨설팅 회사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일정 직원에게 낙제점을 줘야 하는 상대평가는 지나치게 동료 간 경쟁을 유발해 팀워크를 해친다는 반성 아래 글로벌 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절대평가 방식을 다시 도입하는 추세”라면서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 시 조직 분위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고성과자는 적절히 보상하고 팀별 버짓제도 적용해 절대평가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포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내부 생존경쟁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MS 등 빅테크들도 상대평가를 중단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있다. 상대평가는 그간 ‘효율성 극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의 핵심 인사평가 제도라는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낙제자’를 반드시 뽑아야 하기 때문에 무자비한 내부 생존 경쟁으로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나아가 팀워크를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다면평가 방식 중 하나로 동료평가(피어리뷰) 방식도 도입한다. 업무 연관성이 높은 동료가 피평가자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동료평가는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피평가자에게 익명으로 전달할 뿐 연봉 인상과 연동하지는 않기로 했다.

일각에선 커리어레벨(CL)로 불리는 직급체계가 폐지된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개편안에서는 제외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직급은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네 단계로 나뉜다. 직급체계는 유지하되 각 레벨 안에서 정해지는 2~3단계 ‘페이밴드’만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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