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단장 경질..IBK 위기탈출법 '이게 최선입니까'

이정호 기자 2021. 11. 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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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이 선수들의 파이팅을 지켜보고 있다. 프로배구연맹 제공


아직 시즌 초반인데,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서남원 감독에 대해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묻고, 구단은 팀 쇄신 차원에서 감독 뿐만 아니라 배구단 단장까지 동시 경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 감독은 전날 현대건설와 경기에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맞다. 선수들에게는 ‘우리는 동요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지만, 재정비 시간은 다시 주어지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개막 출발선에서 2020 도쿄올림픽 4강 멤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등이 뛰는 팀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렇지만 팀은 현재 최하위(승점 2점·1승8패)다. 지난 16일에서야 최약체로 평가받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를 풀세트 끝에 겨우 이겼다. 개막 7연패 끝에 얻은 첫 승리였다.

그렇지만 반전은 요원하다. 시즌 첫 승리 이후 주전 세터이자 주장인 조송화가 팀에서 무단 이탈하는 내홍까지 노출했다. 조송화는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마친 직후 팀 숙소를 떠났다. 페퍼저축은행전에 앞서 팀에 복귀했지만, 경기 직후에는 다시 합류하지 않았다. 조송화가 서 감독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갖고 무단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김사니 코치마저 사퇴 뜻을 밝히며 이탈했다.

사면초가에 몰린 구단의 대처도 불씨를 키운다. 조송화가 이탈했을 때는 “선수가 구단에는 알렸지만, 감독에게 전달되지 않아 무단이탈이라는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경기 출전과 훈련 거부는 현장 책임자인 감독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구단이 팀 내 갈등 상황을 고스란히 중계한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서 감독 이후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가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배구계 예상에도 힘이 실린다. IBK기업은행은 입장문에서 “팀을 이탈한 조송화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이탈 선수 문제 등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직의사를 표명한 김사니 코치에 대하여는 사의를 반려하고 팀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현실화된다면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인사다. 조송화가 내부 징계만 받고는 자연스레 팀에 복귀하는 수순도 가능해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감독과 단장 경질로 일단 급한 불을 끈 듯 보인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IBK기업은행의 2021~2022시즌 먹구름은 더 짙어졌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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