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반도체공장 이번주 발표"..테일러市 유력

장민권 2021. 11.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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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출장 이재용'뉴삼성'광폭행보
백악관서 연방의원들과 잇단 회동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주도권 경쟁
2공장 이르면 2024년 본격 가동
AI·미래사업·대형 M&A도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지가 이번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금감면 혜택을 모두 보장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시설은 오는 2024년이나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곳에서 초미세공정으로 파운드리가 양산되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한 대형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초미세공정 경쟁 주도권 확보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미 연방의회 핵심 의원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 통과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을 만난 미 의회 소식통은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이번 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백악관 핵심관계자들과 만나 연방정부 차원의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외국 기업의 대표를 개별 초청해 핵심 참모들과 면담 일정을 마련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 부회장이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확정한 후 미 측에 이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제2 파운드리 신공장 후보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일러시와 오스틴시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지만, 테일러시가 미국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 혜택을 모두 승인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세제 혜택을 신청한 오스틴은 트래비스 카운티, 매너 독립교육구에서 한 곳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매너 독립교육구에 제출한 인센티브 신청서가 텍사스 주정부 사이트에서 철회되기도 했다.

삼성이 파운드리 공장 건립 계약을 마무리하면 TSMC·인텔과 경쟁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TSMC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200억달러(약 24조원)을 들여 애리조나에 두 개의 팹을 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힌다는 구상이다. 1·4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TSMC가 55%로 1위, 삼성전자가 17%로 2위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3나노 양산에 이어 2025년 2나노 양산에 돌입한다. TSMC는 내년 하반기 3나노,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 목표로, 삼성전자보다 3나노 양산은 늦고, 2나노 양산 시기는 비슷하다.

■ 대형 M&A로 신사업 구체화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통해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미래산업 중심의 신사업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뉴삼성'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버라이즌, 모더나 등 미국의 대표적인 ICT(정보통신기술)·바이오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하고, 미래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삼성전자 핵심 산업인 반도체·모바일 등과 함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나델라 CEO 방한 당시 AI·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관련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아마존 경영진과도 AI·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산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가하고 있는 아마존은 삼성 스마트TV에 AI '알렉사'를 제공하며 기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이번 미팅에서 혁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2016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이후 중단된 대형 M&A 또는 글로벌 혁신기업들과의 사업 협력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육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방미 일정은 정부가 가석방의 이유로 제시했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제는 남은 족쇄도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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