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누르고 물에 처박고 5m서 내동댕이"..배터리 극한 실험 이렇게까지?

이새하 2021. 11.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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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인증센터 직접 가보니
충격부터 침수·압착까지 검증
전기차 대상 '블라인드 시험'
지난 19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 배터리시험동에서 배터리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는 시험실 모습. [사진 제공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지난 19일 찾은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 이곳에 위치한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 배터리시험동에서는 배터리 안전성 시험이 재현됐다. 시험 시작 장치를 누르고 30초가 흐르자 콘크리트 방폭 구조로 된 시험실에서 배터리가 시속 45㎞로 달리다가 '쿵'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전기차 주행 중 충돌사고가 났을 때 배터리에 불이 나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시험을 안내한 이정기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평가연구실장은 "충돌 뒤 배터리에 불이 나는지 1시간 동안 지켜본다"며 "사고 뒤 구급차가 도착해 다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친환경차 부품 인증과 안전성 평가를 하기 위해 설립한 친환경차 인증 기관이다. 친환경차 제작에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히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끌 방법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차량이 벽에 충돌한 뒤 배터리에서 불이 났는데 불을 끄는 작업이 지연돼 차량 소유주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립소방연구원 시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불을 완전히 끄려면 짧게는 2시간, 길게는 16시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불이 잘 나지 않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배터리시험동은 8개 시험실로 구성됐다. 최대 10t 강도로 배터리에 압박을 가하는 시험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침수시험실에서는 배터리를 해수 평균 염도인 3.5%에 1시간 동안 담그는 시험이 이뤄진다. 바닷물에 배터리가 빠져도 불이 꺼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최대 4.9m 높이에서 배터리를 떨어뜨린 뒤 화재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낙하시험도 있다. 이 실장은 "배터리는 우리나라 기술력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한국이 제시한 안전성 기준이 국제표준이 됐다"고 말했다.

부품인증센터는 시중에 판매 중인 친환경차를 무작위로 뽑아서 배터리 안전성을 시험한다. 이른바 '블라인드 시험'이다. 1년간 시험할 수 있는 차는 10차종(70대) 정도로 예상된다. 시험 도중 배터리 문제를 발견하면 즉시 조사가 실시된다. 조사 결과 배터리 설계 자체에 문제를 발견하면 국토교통부가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배터리시험동은 다음달 초부터 본격 가동된다.

[광주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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