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힘..부산항 수입통관 10분만에 '뚝딱'

문광민 2021. 11.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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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시간 걸리던 서류 작업
블록체인 활용해 대폭 단축
연간 570억 비용절감 기대
물류업계 디지털전환 첫발
지난 15일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이 개발한 수입물류 플랫폼 서비스가 시작된 가운데 부산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안벽 크레인의 스프레더가 트랙터에 실린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 부산신항만]
지난 19일 오후 부산신항 북측 컨테이너 부두. 부두를 따라 줄지어 선 안벽(岸壁) 크레인들이 컨테이너를 쉴 새 없이 올리고 내리고 있었다. 한때 부산신항은 컨테이너 장치율(야적장에 화물이 쌓인 비율)이 90%를 넘어서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장치율 70% 전후로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부산신항 삼거리는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나가는 트레일러 차량들로 붐볐다. 바다 건너에서 들어온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들의 목적지는 인근 보세장치장이다. 이곳은 수입업자가 통관 절차를 밟는 동안 수입품을 잠시 보관하는 일종의 창고다. 통관이 완료되면 컨테이너 속 수입품은 운송을 거쳐 수입자에게 인도된다.

문제는 수입화물이 수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처리해야 할 서류 종류가 적하목록, 화물인도지시서(D/O), 출고지시서 등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다는 점이다. 국내 보세장치장에서 반출하는 수입화물이 연간 약 26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서류의 디지털화가 돼 있지 않아 일일이 손으로 써서 보내고 받고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중복으로 기입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를 해결하고자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수입화물 반출입·내륙운송 플랫폼'을 최근 개발했다. 관련 서비스는 KTNET의 디지털 무역·물류 포털 '유로지스허브'에서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

블록체인 플랫폼 활용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중복 서류 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메일·팩스 기반 서류 작업에서는 60분 이상 걸리던 업무 처리 시간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10분으로 줄어든다. 엄기석 KTNET 블록체인기술실 부장은 "국내 무역거래 전반에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되면 서류 작업 부대비용을 연간 571억원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무 진행 상황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수입업자는 자신의 수입화물이 어느 반입 단계를 거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포워더(운송주선업체)에게 일일이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 오반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플랫폼 활용 시 배차 단계에서 QR코드가 운송기사의 스마트폰으로 발송된다. 보세장치장 담당자가 QR코드를 스캔하면 반출해야 하는 화물과 운송기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서비스는 국내에 들어온 수입화물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서비스를 유로지스허브 웹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KTNET는 해외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도록 블록체인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물류업계 현장에서는 여전히 종이서류 작업이 주를 이루고 회사 간 문서도 오프라인으로 전달된다. 전자문서를 활용해도 이메일·팩스로 소통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물류업계 디지털 전환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이제호 KTNET 블록체인기술실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사후추적·이력관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부산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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