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호남 승부수..옛 민주당 출신 반문 정치인 긁어모으기

김미나 2021. 11.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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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을 앞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호남·반문(재인) 정치인 끌어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21일 새시대준비위원장이란 직책을 맡기로 하는 등 윤 후보를 돕는 옛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수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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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설훈 "김대중 대통령님 이름 언급 말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출범을 앞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호남·반문(재인) 정치인 끌어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21일 새시대준비위원장이란 직책을 맡기로 하는 등 윤 후보를 돕는 옛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수가 적지 않다.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 김근식 비전전략실장,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 유종필 상임고문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후보를 도왔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문병호·송기석 전 의원도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들 중 다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친문 세력들과 반목하다 일찌감치 떨어져 나간 사람들이다. 이들은 2016년 총선 때 안철수 대표와 손잡고 국민의당에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민생당 등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에서 정치인생을 이어갔다. 지난해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지만 이번에 다시 ‘윤석열의 호남 참모’로 돌아온 것이다. 윤 후보 쪽은 전북 남원·순창·임실 출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 영입도 추진 중이다. 이들을 향한 비판도 여전하다. ‘동교동계 막내’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김한길 전 대표와 김동철·박주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했다”며 “지조없이 때 되면 탈당하고, 입당하는 정치에 무슨 원칙과 소신이 있을 수 있겠냐”고 적었다. 또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도 화를 많이 내셨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김대중 대통령님 이름 석자를 언급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들이 윤 후보를 돕는 건 ‘선을 넘은 철새 행각’이라는 인식이다.

윤 후보 쪽은 민주당 인사들의 강경한 반응이 이들 인사들 ‘전향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 후보와 당 모두 영남 지역 정당을 탈피할 것”이라며 “난공불락이었던 호남 지역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국민대통합위원회에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했다. 한화갑·김경재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여럿 영입하며 호남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들은 ‘디제이를 배반한 철새’라는 강한 비판을 받았지만 박 후보는 한나라당 계열 주자로서는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에 성공했다.

윤 후보가 대선 레이스 초반 옛 민주당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호남 지지율을 끌어올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에게 아직 마음을 흔쾌히 열지 않고 있는 호남 표심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지난 1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성인 1009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지지도(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의 58.1%는 이 후보를, 20.1%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3배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나, 호남 지역에서 보수당 후보가 20%대 지지를 받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8%(이 후보 55%)에 그쳤지만 유보층도 21%에 이른다는 점에서 여전히 공략할 여지가 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볼 때도 중도층 상당수가 이미 국민의힘 쪽으로 움직인 모습이 보인다”며 “호남·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윤 후보 캠프에서 대거 앞장서면 중도 성향, 반문 지지층이 옮겨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계산”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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