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시대에도 석유 위상은 굳건"

서대현 2021. 11.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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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울산 석유비축기지 완공돼
저장능력 100일치까지 확보
탄소중립 기조 대세이지만
제조업 중심 韓산업 구조선
석유 없으면 고용까지 타격
"아직 전투기와 군함을 신재생에너지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지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석유 자원 투자는 지속돼야 합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64·사진)이 울산 석유비축기지 준공과 관련해 "탄소중립 같은 저탄소 기조가 대세지만 한쪽에서는 향후에도 석유와 천연가스가 여전히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21일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울산 석유비축기지가 완공됨에 따라 정부가 1980년부터 추진한 석유비축기지 건설 계획은 30여 년 만에 마무리됐다. 석유 저장 능력은 1억4600만배럴로 확대됐다. 정부는 현재 9700만배럴 보유한 비축유를 1억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외부 도입 없이 100일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원에서 석유·가스 비중이 20년 뒤에도 절반을 차지해 신재생에너지 시대에도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석유 순수입국으로 석유에 의존적인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를 지녔다.

그는 "최근 석탄 부족에 따른 중국의 전력난 사태는 준비되지 않은 에너지 전환의 리스크(위험성)를 잘 보여준 사례"라며 "우리나라는 부존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어 에너지 위기에 취약한데 석유가 없으면 산업이 멈추고 고용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군사적 대치라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처럼 에너지원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고, 정부 지원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석유 자원 개발과 함께 친환경 저탄소 사업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저탄소 사업으로는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지하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과 동해가스전 인근에 조성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암모니아 수소 사업이 대표적이다.

CCS는 울산과 포항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천연가스 채취가 끝난 동해가스전 지하에 저장하는 사업이다. 석유공사는 연간 4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향후 저장 규모를 4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25년 실증이 끝나면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200㎿급으로 추진 중인 해상풍력발전 규모도 1GW 규모로 확대한다.

그는 "탄소 저감을 위해 추진하는 태양광·풍력 사업은 또다시 자연환경에 의존해야 하는 천수답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며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CCS 같은 공기 중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적극적인 방법의 혁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공사의 만성적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 합리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자원 전쟁 시대인 2008~2011년 대규모 해외 유전 투자에 실패하면서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이자 비용만 4000억원에 달한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페루와 멕시코만 유전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석유공사는 손실이 지속되는 유전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고유가 시황을 활용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최대한 가격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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