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기존 의대가 혁신의대 지지, 韓도 변해야
한국은 기존 병원 반대 커
라시드 바시르 UIUC 공대학장
"임상醫 배출이 목표 아닌만큼
기존 의대와 경쟁관계 아냐"
아나스타시오 바이오학과장
"의대생도 통계·코딩 배워야"
◆ 의과학자 양성 미국서 배운다 (下) ◆
이런 가운데 포스텍 내 연구 중심의 공학 기반 의대 설립을 추진 중인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세계 최초의 공학 기반 의대인 미국 어배너섐페인일리노이대(UIUC) 칼일리노이의과대(CICM)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CICM 설립을 주도한 라시드 바시르 UIUC 공과대학장, 마크 아나스타시오 UIUC 바이오공학과장과 함께 좌담회를 열어 공학 기반 의대 설립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주고받았다.
▷김 총장=포스텍은 전체 교수 중 35%가 바이오 영역을 연구하고 있고, 생명 연구에 필요한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의학과 공학, 과학을 아우르는 의과학대학원과 의대를 신설하려 한다. 어떻게 공학 기반 의대를 설립하게 됐나.
▷바시르 학장=12년 전 UIUC 캠퍼스 차원에서 비전 분석을 했는데 그때 헬스케어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분야란 것을 알아냈다. 이런 환경 변화가 공대에 미칠 영향을 생각했을 때 헬스케어와 의학이 공학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학과 의학을 완전히 통합한 의대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시장=한국은 새로운 의대를 설립하기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다.
▷바시르 학장=새로운 의대 설립을 위해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존스홉킨스대 등 미국의 15개 톱 의대와 이야기를 나눴다.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연구 중심 의대는 임상의를 배출하는 기존 의대와 다른 만큼 경쟁 구도가 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시 의대를 만든다면 CICM처럼 공학을 포함한 과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1980년대 말 CICM과 비슷한 공학 기반 의대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는 게놈(유전체) 혁명이 막 일어나던 때이고 기술이 지금과 같은 수준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AI, 컴퓨팅, 조직공학, 분자생물학, 영상기술 등 의공학기술이 충분히 고도화됐다.
▷아나스타시오 학과장=우선 전통적인 의대들보다 수학, 통계학, 물리학, 컴퓨터공학 같은 정량적인 과학 역량을 더 많이 요구한다.
▷김 총장= 교수는 어떻게 구성했나.
▷바시르 학장=초기에는 바이오공학과 교수들이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 UIUC는 근로 시간의 20% 정도는 컨설팅, 창업 등 본업 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 시간을 활용해 추가 급여를 주고 의대 수업을 진행했다. 현재도 CICM에 관여하는 교원 가운데 전임 교원은 20명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병원, 공대 등에 속한 교수들이다.
▷아나스타시오 학과장=최근에는 이중 소속으로 기여도에 따라 두 단과대에서 급여를 나눠 받는 '헬스 이노베이션 교수' 제도를 신설해 좀 더 지속가능한 모델이 됐다.
▷김 총장=대부분 의대 연구는 캠퍼스 안에서 이뤄지나.
▷바시르 학장=UIUC 내 모든 실험실과 칼재단병원이 CICM의 연구실이다. 의대생들은 의료 현장에서 찾은 문제를 직접 공학을 활용한 기술 개발 등을 통해 해결하는 '캡스톤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다. 이런 혁신 활동은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도시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섐페인(일리노이주)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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