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부문 적극투자 'IPO 일류' 입지 굳힐 것"
취임 후 IB부문 대대적 강화
카카오페이 등 IPO 대어 주관
엔켐, 16조 청약증거금 흥행도
나인원한남 분양 등 수익 호조
금융·부동산 역량 리츠집중
"실적 악화돼도 안정적 배당"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취임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58·사진)가 있다. 취임 후 투자은행(IB) 조직을 3본부 1부에서 4본부 2부 체제로 전면 개편하며 힘을 실었다. IB 실무 경력자, 리서치센터 출신 애널리스트, 회계사, 변호사, 바이오 분야 석·박사를 충원해 점점 다양화하는 국내 산업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IPO뿐만 아니라 수제맥주 기업 제주맥주와 같은 해당 업계 첫 IPO를 대표 또는 공동 주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대신증권 IB를 톱티어(top-tier·일류)로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에도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기세를 몰아 IPO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며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로 솔루션 프로바이더(해결책 제공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에서는 IPO,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나누지만 고객인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런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며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고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도록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IB뿐 아니라 자산관리(WM),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전 부문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은 8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넘게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누적 순이익은 1506억원으로 45% 이상 늘었다. 오 대표는 "대신자산신탁, 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모두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부실채권투자(NPL) 수익성이 개선되고, 나인원한남 분양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대신에프앤아이가 세전이익 4000억원을 돌파하며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각 부문의 고른 실적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수식 가능한 오 대표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래 영업추진팀장, 마케팅팀장, 인사팀장, 회계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IB사업단장, 대신저축은행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다양한 부서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며 "대표의 역할은 핵심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대신금융그룹의 금융과 부동산 역량을 결합해 '리츠 넘버원 하우스'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대신자산신탁은 지난해 초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본인가를 취득했으며 지난 8월 출시한 '대신케이리츠물류1호'를 통해 청약 경쟁률 14.05대1을 기록했다. 대신금융그룹은 계열사가 협업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확보한 물건을 기초자산으로 담는 '글로벌리츠' 상장도 준비 중이다. 오 대표는 "대신증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문을 발굴해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라며 "대신금융그룹은 리츠에 편입할 부동산 확보에 그룹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주주를 위해서는 안정성 있는 배당 정책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별도 실적 기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 30~40%를 유지하되 실적이 악화하더라도 최소 보통주 1주당 1200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배당성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더라도 실적 변동에 따라 실제 배당금액이 달라진다"며 "보통주 기준 배당금 1200원 이상을 목표로 해 장기 투자하는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영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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