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1'이 남긴 아쉬움, 희망, 그리고 숙제

임영택 2021. 11. 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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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 않았던 '빅3'의 빈자리..한산한 B2B관도 '아쉬움'
여전한 게임 열기와 위드코로나 전시 방향 제시 '희망'
주최측도 외면하는 '지스타'..참가사 확대방안은 '숙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오프라인 관람을 재개한 한국 대표 게임전시회 ‘지스타2021’이 부산 벡스코에서 펼친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빅3’의 부재와 참가사 규모 축소, 코로나 방역에 따른 입장객 제한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여전한 게임 팬들의 참여 열기 속에 희망을 던졌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규모 오프라인 게임 전시의 방향성도 제시하는 것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답보 상태인 참가사 확대와 외연 확장에 대한 숙제는 남았다.<사진=‘지스타2021’ 행사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전경>

21일 게임전시회 ‘지스타2021’이 부산 벡스코에서의 닷새간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코로나19 속에서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하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아쉬움과 숙제도 남겼다.

◆‘아쉬움’

올해 ‘지스타’는 시작부터 우려를 낳았다. 소위 ‘빅3’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모두 불참했다. 부스 규모도 지난 2019년 3208부스에서 올해는 1393부스로 대폭 줄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일일 관람객수만 수만명에 이르던 것이 60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됐다.

우려는 현실화됐다. 주말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이 늘어나며 상황이 변했다지만 과거 발디딜 틈 없던 B2C 전시관의 풍경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관람객 몰이에 큰 축을 차지하던 넥슨과 넷마블의 부재도 느껴졌다. 국내 게임업체 서열 변화를 꿈꾸는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중소기업 시프트업과 엔젤게임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라비티 등의 활약에도 허전함을 완전히 가릴 수 없었다.

지난 2019년 대비 4분의 1수준으로 축소된 B2B관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부산 벡스코 제2전시관에 붐비던 업계 관계자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온라인 화상 회의 기능을 활요한 라이브 비즈 매칭이 확대됐다지만 과거처럼 전시장 내에서 즉석으로 이뤄지는 비즈미팅을 기대할 수 없다보니 아쉬움을 토로하는 관계자도 더러 있었다. 위메이드처럼 사전에 비즈미팅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참가하지 않으면 성과를 올리기 어려웠다. 몇 년전부터 이어진 비게임업체 중심의 B2B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비즈매칭은 서울 본사에서 하고 부산에 내려왔는데 아무래도 과거처럼 부스를 보고 우연히 방문하는 바이어들이 없어 아쉽다”라며 “온라인 비즈매칭의 경우 애초에 관심이 있거나 정해진 곳만 진행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는 코로나19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 참가 기업의 축소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 오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수백명의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B2C관 내에서도 각 기업별 부스에 마련된 신작을 확인하려는 이용자들로 붐볐다.<사진=‘지스타2021’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상)과 B2C관 그라비티 부스에서 게임을 시연 중인 관람객들(하)>

◆‘희망’

그러나 외형적 아쉬움과 달리 이번 ‘지스타’는 게임에 대한 이용자 관심과 행사 자체가 가지는 상징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언제 완전히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소위 ‘위드코로나’ 시대의 오프라인 게임전시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올해 ‘지스타’는 철저한 코로나 방역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졌다. 백신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자만이 입장 가능했고 현장에서의 출입 관리도 철저했다. 외부에서 전시관이 마련된 벡스코로 입장하는 동선을 일원화했고 주요 출입구와 경로마다 방문자 등록 및 체온 측정소를 설치해 관리했다.

철저한 방역 관리는 관람객 축소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점도 있었다. 전시장 내 유동 인구가 줄어드니 쾌적한 참관이 가능했다. 주요 참가사의 B2C 부스에 마련된 게임 시연은 물론 이벤트 참여를 위한 소요시간이 충분했다. 일부 참가사 부스는 시연대 부족으로 장시간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부스간 이동이 원활해 문제가 없었다. 과거 수만명이 몰려들며 원하는 부스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과는 비견되는 모습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매년 ‘지스타’를 방문했다는 황주현(26·선데이토즈 게임기획자)씨는 “참가사가 적은 것은 아쉽지만 게임을 시연하기에는 너무 좋은 것 같다”라며 “몇년전에는 다른 부스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인원은 예년같지 않았지만 오전 10시 입장 시간 이전부터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대기열로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B2C관 내 각 참가사별 부스에도 신작 시연과 이벤트 참여을 위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지스타 공식 온라인 방송인 ‘지스타TV’의 누적 시청자수도 첫날 23만명, 둘째날 40만명 등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참가사 확대 방안은 숙제로 남았다. 수년째 지적된 문제이지만 주최측인 한국게임산업협회을 이끄는 주요 부회장사들도 외면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단골손님인 중국 이외의 해외 기업의 B2C 참여가 없는 것이 아쉽다는 관람객의 지적도 있었다.<사진=B2C관 내 빈공간을 참가사 배너로 채운 모습>

◆‘숙제’

‘지스타’가 향후 풀어야할 숙제도 남겼다. 코로나 이전에도 불거졌던 참여사의 축소 문제다. 현재 ‘지스타’는 B2C측면에서는 국내 게임사만의 축제로 전락했다. 과거 블리자드, 소니 등 일부 해외 게임사의 참가 사례도 존재했지만 지난 수년간은 중국 업체 이외의 해외 기업이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내 기업들의 참가도 활발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던 지난 2019년 지스타 역시 국내 주요 참가기업은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엔젤게임즈, 그라비티 등에 그쳤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이지만 협회의 주축인 부회장사 12곳 중 절반 가량은 외면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지스타’의 전시 형태를 어떤 방향으로 바꿔야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자신들이 주최하는 행사에도 참가하지 않는 기업들의 모습은 아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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