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설정 잘못"..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출제 오류' 주장 제기

입시학원·일부 수험생 오류 지적

/사진제공=종로학원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출제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내 수능문제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오류를 정정하라'는 수험생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종로학원은 21일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제시문에서 모순이 발생했다"며 "문제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동물 종 P의 두 집단에 대해 제시된 자료를 읽고 유전적 특성을 분석, 멘델 집단을 가려내는 문제다. 멘델 집단은 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되는 유성생식집단으로, 개체 간 교배가 자유롭고 공통의 유전자 풀을 갖는 동종 개체로 이뤄진다.

해당 문항의 제시문은 집단Ⅰ과 Ⅱ 중 한 집단만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된다고 명시한다.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은 일정 조건을 만족하며 생식하는 집단의 경우 대립유전자와 유전자형의 빈도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멘델 집단이 이를 만족한다.

종로학원은 집단Ⅰ을 멘델 집단으로 가정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제시문의 마지막 조건과 부합하지 않아 가정이 기각되는데, 이 때 문제의 모순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종로학원 측은 "마지막 조건 'Ⅰ과 Ⅱ 각각에서 B의 빈도는 B*의 빈도보다 크다.'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은 기각되므로 집단 Ⅱ가 멘델 집단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통해 집단Ⅰ의 개체 수를 구해보면 유전자형이 B*B*인 개체 수가 음수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모순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문제의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어진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20번 문제는 문제 오류"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이와 비슷한 이의제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해당 문제가 오류가 있다는 지적만 50건 이상으로 전체 수능 이의제기 중 단일 문항으로 가장 많다.

한편 수능 이의신청은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결과는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수능 생명과학Ⅱ에 지원한 인원은 7868명으로 전체 과학탐구 영역 지원 인원의 1.6%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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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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