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대 금리 투명·합리적 운영해야"..은행들, 깎은 우대금리 되살릴까?

노지원 2021. 11.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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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만, 예금금리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인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은행의 대출·예금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것인데,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축소한 우대금리 등의 혜택을 다시 적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정부가 여전히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자율적 조치'를 즉각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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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언에 은행들 일제히 눈치 작전
축소한 혜택 부활 등 조치 여부는 미지수
2021년 11월19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만, 예금금리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인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금융당국이 결국 ‘개입’에 나섰다. 은행의 대출·예금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것인데,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축소한 우대금리 등의 혜택을 다시 적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은행권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19일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각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간의 회의 결과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구두 개입’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가 뛸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라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니 정부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당장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부활시키는 등 조치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은행이 금리 산정 체계를 제출하고 지적을 받으면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이날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의 회의에서 “시장 금리 오름세가 지속하면서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이) 예금·대출금리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현상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시민들이 부담을 느끼는 만큼 예금·대출금리가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결정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의 상승폭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우려를 나타냈다고도 읽힌다. 이날 회의에서 은행쪽 참석자들은 “자체적으로 예대금리 산정·운영에 대해 살펴보고 개선이 필요한 부문이 있다면 함께 고쳐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다만 정부가 여전히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자율적 조치’를 즉각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알아서 속도조절을 하라는 것 같다. 이번 주에 (우대금리 복원 등)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 유불리에 따라 거래 은행을 바꾸는 소비자들이 한쪽으로 확 쏠릴 수 있어 고민이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이 당장 금리 혜택을 복원할 경우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은행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당국에서 살펴보겠다고 하니 우대금리를 조정했던 은행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전히 대출 총량 관리가 우선”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각 은행의 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을 원점에서 다시 계산하는 내년 1월께 자연스럽게 금리 경쟁이 이뤄지면서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되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동참하면서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꾸준히 올렸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를 한시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누르기도 했다. 금융정의연대에 따르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신규 가계대출금리-신규 저축성수신금리)는 2019년 4분기 1.39%p에서 작년 4분기 1.83%p로 확대됐고, 올해 3분기 2.03%p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예금금리가 대출금리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그 격차가 커진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예금금리 기준을 순수저축성예금으로 잡으면 올해 3분기 예대마진은 2.06%p로 더 크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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