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공매도 몰리면 더 산다'..숏스퀴즈 노리는 개미들

김인오 2021. 11.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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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거센 '밈 투자' 열풍
美 바이오업체 프로그지니티
공매도 20%넘는데 매수 집중
하루 새 주가 두 자릿수 급등락
'전기차 스팩' 고어스구겐하임
광물업체 스노우레이크리소시스
태양광 전기차 소노등 상장주도↑
'미국 밈 주식' 프로지니티 최근 한달 주가 흐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 유동성 증가세 잡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청년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미국 바이오업체 프로지니티다. 다만 이들이 하루 단위 매매에 나서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고,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프로지니티 주가가 하루 만에 13.72% 뛰어 1주당 4.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프로지니티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업체다. 임신중독증의 일종인 자간전증 등을 치료하는 프리클루디아라는 약품을 임상 실험한다는 소식이 지난 주 전해지면서 하루 단위로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락을 반복했다.

프로지니티 주가는 19일을 기준으로 5거래일 간 60.33%, 한달 새 95.60% 뛴 상태다.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회사 수입은 46만3000달러에 그친 반면 총 7850만달러 손실을 냈는데 직전연도 같은 분기 손실(323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프리클루디아 외에 별다른 호재나 눈에 띄는 수익원이 없는 상태이다보니 회사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 유통 주식 수의 27.66%가 공매도 주식이다. 미국 공매도 전문 데이터분석업체 S3파트너스의 이오르 두사니브스키 선임 연구원은 "뉴욕증시 주요 상장 기업들의 공매도 비중 평균치는 5%이고, 20%를 넘으면 매우 높은 수준에 속하는데 이런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크다"면서 "최근 밈 주식(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인기를 끄는 특종 종목)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인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프로지니티 폭등세가 나온 것은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트' 투자 토론방과 주식 투자 사회연결망(SNS)인 스탁트윗을 통해 '숏 스퀴즈'가 일어날 만한 유망 종목으로 프로지니티가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프로그(PROG) 갱'이라는 말도 만들어졌다. 프로지니티 종목코드인 PROG에 개인 투자자들이 패거리로 몰려 투자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숏 스퀴즈는 특정 종목 주가가 오히려 공매도 때문에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는 상황을 말한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타인이 보유한 해당 주식을 빌린 후 일단 팔았다가 주가가 급락하면 다시 주식을 사들여 갚는 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법이다. 다만 하락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반대로 오를 기미를 보이면 공매도 투자자들로서는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되사들일 유인에 생기는데 이런 상황을 '숏 커버링'이라고 한다. 숏 커버링 차원의 매수 수요가 몰리면 단기에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게 되고, 이런 급등 상황을 숏 스퀴즈라고 한다. 올해 1월 올해 1월 비디오 게임업체 '게임스톱 공매도와의 전쟁' 이후 미국 2030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집중된 주식을 오히려 집중 매수해 주가를 올림으로써 공매도 투자자들을 당황시키는 숏 스퀴즈 상황을 만들어왔다.

청년 개인 투자자들이 숏 스퀴즈를 노리는 또다른 대표적인 종목이 바이오업체 오큐젠과 카사바사이언스다. 숏 스퀴즈 기대 종목이 아니더라도 전기차 폴스타를 우회 상장 시킬 예정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고어스 구겐하임을 비롯해 지난 주 상장한 캐나다 광물업체 스노우레이크 리소시스, '태양광 전기차' 소노 그룹이 하루 새 두 자릿수 이상의 급등락을 보이며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청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 주식'으로 인기를 끈다.

밈 주식이 유행하는 현상은 중국발 코로나19 이후 각 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풀기 정책과 맞물려있다. 다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면 주식시장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3분기(7~9월)부터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p) 씩 올리기 시작해 적어도 실질금리가 0.00%는 넘을 때까지 분기마다 0.25%p씩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이달 18일 밝혔다. 같은 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2022년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 인사들은 오는 2023년 이후에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발언을 해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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