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우승의 3가지 교훈 #선발 #수비 #주전
[스포츠경향]
모든 우승은 교훈과 유산을 남긴다. 가을은 교훈의 계절이다.
KT가 2021시즌 KBO리그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타이브레이크 경기 끝에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가을의 강자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었다. 시즌을 앞두고 KT를 5강권에 꼽은 이들은 많았지만 우승을 예상한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KT가 2021시즌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야구의 상식이었지만 한켠으로 물러나 있던 3가지 요소 덕분이었다. 선발과 수비, 그리고 주전 야구다. 데이터 야구 강세 흐름 속에서 한쪽으로 밀려 있던 요소들을 다시 끄집어 내며 KT는 우승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저변이 엷은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KT가 증명한 가을이었다.
■선발투수의 힘
현대 야구의 여러가지 기록은 선발 보다는 불펜이 중요하다는 쪽을 가리킨다. 메이저리그는 오프너가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았고, 가을야구에서도 ‘불펜데이’로 치르는 경기가 많다.
KT는 선발의 길을 걸었다. 외인 투수 2명에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이 나머지 3자리를 메웠다. 데스파이네가 4일 휴식 뒤 등판이라는 루틴을 지키는 동안 나머지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 4명을 고정시킨 채 경기를 운영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시리즈 전부터 “선발 투수 5이닝 2실점을 보고 있다. 쉽게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역대 4전 전승 시리즈 중에서 선발 투수가 4승을 거둔 것은 최초의 기록이었다.
■수비의 중요성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3년의 여러 결정 중 가장 중요한 결정에 대해 “배정대를 중견수로 고정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강백호가 외야에서 1루로 옮기면서 배정대에게 중견수 기회가 왔다. 배정대는 수비 안정감은 물론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 감독은 “공격도 잘 했지만 외야 수비 안정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2020시즌 MVP 로하스에 대해서도 ‘수비 불안’을 지적했다. 이번 시즌 중반 외인 교체 때 제라드 호잉을 영입한 것도 수비 강화가 이유였다. 외야 수비의 안정감과 함께 내야의 적극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시프트 사용은 KT의 수비 라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KT의 이번시즌 수비 효율은 69.1%로 리그 3위였다.
■주전 야구
KT는 올시즌 대타를 238번이나 기용했다. 10개구단 중 1위였다. 공격력의 약화를 적극적인 뎁스 활용으로 메우려했다. 변화를 가져온 것은 10월28일 NC와의 더블헤더가 끝난 뒤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내 대타 기용이 잘못됐다. 주전들을 믿고 야구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1위를 가르는 중요한 경기에서 이 감독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주전들에게 맡겼다. 주전들의 책임감을 끌어내는 것이 큰 경기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한 시즌 내내 자기 자리를 지켜 온 이들이 끝까지 공수에서 집중력을 유지했다. 대타 작전을 통해 감독의 ‘빛나는 한 수’가 드러나는 것보다 주전들이 자신의 책임감으로 그라운드에서 버텨내는 것이 승리를 향해 보다 가까워지는 길이다. KT는 엔트리 30명 중 투수 4명이 마운드를 밟지 못했고 야수 5명이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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