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채도 힘든데.. 더 늘어난 다주택자

박상길 2021. 11. 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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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크게 올라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운 처지지만 다주택자들은 되려 더 늘어나자 온라인 상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시중에 돈이 무차별적으로 풀리면서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이 때문에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이 수혜를 입었다"라며 "더욱이 코로나 19로 생긴 소득 양극화가 그대로 자산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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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32만명 1년새 3.6만명 ↑
대선 끝나도 양극화 이어질 듯
전문가 "주거 안정성 확보해야"
청년 단체 대표들이 올해 2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한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양극화에 따른 권력 차이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다주택자가 더 급증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착실하게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겠다고 계획했던 게 후회됩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크게 올라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운 처지지만 다주택자들은 되려 더 늘어나자 온라인 상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 시세가 2년 새 2억원이나 올랐다"라며 "이번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기 때문에 2년을 보장받지만 그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급등기가 지속됐지만 부자들에게는 오히려 손쉬운 자산 증식의 기회가 됐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주택소유통계' 조사 결과 주택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작년 232만명으로 2019년 대비 3만6000명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3.5% 늘어난 919만7000가구로 2015년 가구 단위 조사 이후 900만 가구를 처음 넘어섰다.

집값 상위 10%와 하위 10%의 주택 자산가액(공시가격 기준) 격차는 2019년 40.85배에서 작년 46.75배로 더 벌어졌다. 상위 10%의 주택 자산가액은 평균 13억900만원으로 1년 새 2억600만원이 뛰었지만 하위 10%의 주택 자산가격은 평균 2800만원으로 100만원 오르는 데 그친 데 따른 것이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증여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작년 1∼9월 증여 건수 6만5574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올 들어 9월까지 아파트 증여 건수가 2만1041건에 달해 같은 기간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만8555건 기록을 넘어섰다. 지방 전체적으로 올해 1∼9월 증여 건수는 2만6554건으로,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2만4864건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 이후로도 부동산 양극화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시중에 돈이 무차별적으로 풀리면서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이 때문에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이 수혜를 입었다"라며 "더욱이 코로나 19로 생긴 소득 양극화가 그대로 자산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을 1채만 보유한 실수요 서민과 무주택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당분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대선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이같은 흐름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규제를 더욱 강화하면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최근 몇년간을 살펴 보더라도 그 결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라며 "다시 말하면 규제가 답이 아닐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주택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뒤쳐지지 않도록 눈높이를 더 낮춰서라도 지금의 여건에서 최대한의 주거 안정성을 꾀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장담할수 없는 가격 조정 가능성에 기대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손이 닿는 범위의 주거 안정을 취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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