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레즈비언 수녀원장의 스캔들..영화 '베네데타'

한미희 2021. 11. 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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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도시 페샤.

마침 가난하고 폭력적인 집에서 도망쳐 나온 소녀 바르톨로메아(다프네 파타키아)가 베네데타 가족의 도움으로 수녀원에 들어오고, 반복되는 환영과 고통을 호소하는 베네데타를 돌보게 된다.

'원초적 본능', '쇼걸', '엘르' 등의 영화로 논란과 이슈를 만들어 온 네덜란드의 노장 폴 버호벤 감독의 신작 '베네데타'는 실존 인물인 17세기 이탈리아의 레즈비언 수녀를 주인공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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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네데타' [엘론/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17세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도시 페샤. 총명한 어린 소녀 베네데타가 수녀원에 들어온다. 밤에 혼자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던 베네데타에게 갑자기 커다란 성모상이 떨어지지만 베네데타는 손끝 하나 다치지 않자, 한 수녀는 부러진 데가 없는 건 기적이라 말한다.

18년 후, 베네데타(비르지니 에피라 분)는 수녀원을 찾아온 부모에게 주의 환영을 봤으며 주의 신부가 되었다고 말한다.

마침 가난하고 폭력적인 집에서 도망쳐 나온 소녀 바르톨로메아(다프네 파타키아)가 베네데타 가족의 도움으로 수녀원에 들어오고, 반복되는 환영과 고통을 호소하는 베네데타를 돌보게 된다.

어느 날 밤 잠을 자던 베네데타는 손과 발, 옆구리에 상처를 입고 성흔(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상처)이라 주장하고 바르톨로메아도 동조한다.

원장 수녀 펠리시타(샬롯 램플링)와 그의 딸 크리스티나(루이스 샤빌렛)는 의심을 거두지 않지만, 신부를 비롯한 교계는 베네데타의 주장을 주님의 말씀이자 기적으로 받아들이고, 베네데타는 성녀로 추앙받으며 젊은 나이에 수녀원장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함께 방을 쓰던 바르톨로메아와의 성적인 관계가 적발되면서 불경한 창녀로 매도된다.

영화 '베네데타' [엘론/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초적 본능', '쇼걸', '엘르' 등의 영화로 논란과 이슈를 만들어 온 네덜란드의 노장 폴 버호벤 감독의 신작 '베네데타'는 실존 인물인 17세기 이탈리아의 레즈비언 수녀를 주인공으로 데려왔다.

2011년 국내에서도 번역된 여성 역사학자 주디스 C. 브라운의 '수녀원 스캔들-르네상스 이탈리아의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1986)이 원작이다.

저서는 피렌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우연히 발견한 종교 심문 기록과 자료들을 통해 베네데타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당시의 종교와 권력, 성 관념을 미세하게 들여다본다.

신과 소통하며 특별한 가호를 받는다는 베네데타의 주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자 교황청이 조사에 나섰고 결국 그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며 베네데타는 오랜 수감 끝에 사망했다.

당시 교회는 베네데타가 환영과 성흔을 주장하며 성인을 사칭한 것보다는 동성애 행각에 더 큰 혐의를 뒀다고 브라운은 주장한다.

여성 동성애에 대한 관념조차 없었던 공고한 가부장 질서에서 수녀가 다른 여성과의 관계에서 남성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당시의 성 관념과 도덕 질서에서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버호벤 감독은 대부분의 전작에서 그래왔던 대로 노골적인 성과 폭력에 대한 묘사로 브라운의 관점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한 나의 관심과 종교적인 현실에 대한 나의 의심을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기자회견에서 버호벤 감독은 '신성모독'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신성모독을 이야기하는 건 어리석다"고 답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12월 1일 개봉.

[엘론/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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