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자 10명 중 6명 "한국 경영환경, 선진국 대비 열악하다"

전경련, 한국경영학회 회원 설문

국내 경영학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한국 기업의 경영환경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진행한 '기업경영환경 및 기업가정신 전문가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2.3%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매우 좋음과 좋음, 나쁨과 매우 나쁨 4가지로 제시된 선택문항 가운데 나쁨이 52%로 가장 많았고 매우 나쁨도 10.3%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은 한국경영학회 회원 1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영환경이 떨어진 이유(중복 응답 가능)는 기업 규제 부담(39.4%)과 고용 비용 증가(31.7%), 무역 관련 불확실성(12.8%) 등을 꼽았다. 차기 정부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선 기업 규제 완화(34.0%), 기업의 고용 유연화(26.0%), 해외시장 개척 및 거래처 다변화 지원(14.0%) 등을 원했다. 현시점에서의 중요한 이슈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30.3%), 디지털 전환 가속(29.7%),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21.7%), 소비 트렌드 변화(17.7%) 순으로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0.3%는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이 선진국과 비교해 수준이 낮다고도 평가했다. 시대별 기업가 정신에 대한 평가는 10점 만점에 1970년대 이전 6.3점, 1980년대 6.3점, 1990년대 6.1점, 2000년대 5.7점, 2010년대 5.3점으로 분석됐다.

경영환경에 가장 필요한 기업가 정신으로는 40.6%가 창의·혁신, 29.7%가 위기 대처 능력, 12.0%가 도전 의식이라고 답했는데, 기업가 정신 수준이 선진국보다 낮은 이유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23.2%), 기업·기업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17.1%), 청장년층의 안정적인 직업 선호(15.0%) 순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가 정신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규제 완화와 기업의 고용 유연화를 꾀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