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부총리가 성폭력" 폭로 19일만에.. 펑솨이 행사 참석 영상 공개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1. 2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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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결승전 개막식 참석"
관영매체 간부가 공개
폭로 관련된 언급은 없어
장가오리 전 부총리의 성관계 강요를 폭로했던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왼쪽 두번째)가 21일 베이징의 한 청소년 테니스 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다는 모습. /후시진 트위터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35)가 이달 초 장가오리(張高麗·75) 전 중국 부총리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한 후 국제 테니스계가 그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기자들이 잇따라 펑솨이의 근황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펑솨이가 폭로 19일만인 21일 대중 앞에 선 모습도 공개됐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동영상을 올렸다. 대회 스폰서로 보이는 휠라 마크가 새겨진 운동복 차림의 펑솨이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후 편집인은 이 영상이 현장에 있는 환구시보 기자가 촬영했다고 밝혔다.

후 편집인은 20일 밤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코치, 친구들과 식당서 식사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 두 개를 확보했다”며 영상을 올렸다. 각각 14초와 1분짜리 동영상에는 펑솨이 일행이 베이징 천안문 인근 식당인 ‘이빈(宜賓) 초대소’에 들어가 밥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한 참석자가 자신들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내일이 11월 20일이니까”라고 이야기하자 펑솨이가 “내일은 21일이에요”라고 답하는 대목도 나온다. 후 편집은 “영상의 내용은 베이징 시간으로 토요일(20일)에 찍힌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CGTN 기자인 선스웨이도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인형이 가득 놓인 방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놀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펑솨이의 친구로부터 받았다며 “펑솨이가 위챗 모멘트(미니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며 “좋은 주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펑솨이가 폭로 19일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가 제기한 성폭력 주장에 대해 중국 매체는 일체 다루지 않고 있다. 펑솨이의 근황을 공개한 관영 매체 기자들 역시 “펑솨이가 잘 있다”는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동영상 속 펑솨이는 웃기도 하지만 본인 입으로 자신의 상황을 밝히진 않은 상태다.

국제 테니스 스타들은 펑씨의 안부를 걱정하며 그가 주장한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티브 사이먼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대표는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펑솨이의 연락두절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펑씨는 2013년 윔블던 복식, 2014년 프랑스 오픈 복식에서 우승했다. 지난 2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통해 40세 연상인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톈진시 당서기(2007~2012년) 때부터 그와 내연 관계였다고 폭로했다. 2012년 말 장 전 부총리가 부총리로 승진하면서 왕래가 끊겼다가 퇴임한 장 전 부총리가 3년 전 자신을 불러 함께 테니스를 쳤고,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약 20분 만에 삭제됐지만 복사본이 인터넷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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