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미투' 논란, 국제사회 확산일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힘싣나

박용하 기자 2021. 11. 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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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의 ‘미투’ 논란이 국제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직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지며 중국 내 인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관영매체들은 펑솨이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영상을 공개했으나 의구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로 미국이 쏘아올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엔 인권위원회 리즈 트로셀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펑솨이)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폭행과 관련한 완전히 투명한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도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와 동료 선수들의 자유로운 접촉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도 목소리를 높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이 그의 행방과 안전에 대한 검증가능한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에 뜻을 같이 한다”며 “성폭행에 대한 어떠한 신고도 조사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FCDO)도 “모든 이들은 핍박에 대한 공포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세계 어디에서든 성폭행에 대한 신고는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인 펑솨이는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장을 불렀다. 논란은 시간이 지나며 잊혀지는 듯 했으나, 그녀의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보도로 국제사회의 우려는 급속히 확산됐다. 스티브 사이먼 여자테니스협회(WTA) 회장은 펑솨이의 안전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고, 그의 성폭행 피해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면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중국 정부는 펑솨이의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대신 관영 매체들이 진화에 나섰다. CGTN은 지난 20일 SNS에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3장의 사진을 올렸으나 촬영 시점이 불명확해 신뢰성 논란에 휘말렸다.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웃는 표정의 펑솨이가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영매체를 통해 파편적인 영상들만 공개되면서,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미국이 쏘아올린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앞서 미국은 지난 18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유린 문제를 거론하며 베이징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 역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딕 파운드 IOC 위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펑솨이 논란이) 현명한 방식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며 “IOC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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