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nm 노광기 개발 실패' 기사 사라진 中, 정부 개입했나?

정지우 2021. 11. 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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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광설비 제조업체의 28nm 노광기 국산화 개발 실패 뉴스가 중국 인터넷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21일 중국 매체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보통신(IT) 전문 봉황과기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는 '국산 28nm 노광기 또 납품연기? 도대체 어디에서 막힌 것인가?', '28nm 노광기 개발에 실패한 이유' 등 제목의 기사를 지난 16일부터 보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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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노광장비 최고 기술기업 상하이마이크로전자의 28nm 국산화 개발 승인 불발 기사 갑자기 인터넷에서 삭제
- 중국은 美 제재 이후 독자적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집중..대표적 업체의 실패 사례는 국가적 목표에 '찬물'이 될 우려도 
상하이마이크로전자(SMEE)의 28nm 노광기 개발 국가 프로젝트 실패 기사를 클릭한 결과. 방문한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고 나온다. 중국 인터넷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노광설비 제조업체의 28nm 노광기 국산화 개발 실패 뉴스가 중국 인터넷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매체 오보인지, 중국 당국의 검열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중국 정부가 미국 제재에 맞서 독자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천명하고 대대적인 지원에 나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패 보도는 이런 분위기에 찬물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중국 매체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보통신(IT) 전문 봉황과기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는 ‘국산 28nm 노광기 또 납품연기? 도대체 어디에서 막힌 것인가?’, ‘28nm 노광기 개발에 실패한 이유’ 등 제목의 기사를 지난 16일부터 보도하기 시작했다.

기사는 중국 내 노광장비 개발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상하이마이크로전자(SMEE)가 “28nm 노광기 개발 국가 프로젝트의 검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올해 안에 승인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현재 중국 인터넷상에선 봉황과기 등 대부분의 기사가 사라진 상태다. 포털 사이트에서 관련 검색어를 넣어보면 일부는 제목이 노출되더라도 본문에는 ‘방문한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노광기는 반도체 웨이퍼나 인쇄회로기판(PCB), 박막 트랜지스터(TFT) 유리 기판에 빛을 쪼여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를 말한다. 숫자가 작을수록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작의 필수 장비다.

SMEE는 2009년 중국 최초의 저성능 노광기를 개발한 이후 2018년 90nm 노광기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내년 말에는 28nm(ArFi) 노광기 개발 목표를 세우고 여러 기업들끼리 분업하는 체제를 도입했다. SMEE가 노광기 설계 및 시스템을 조립하면 △화궈정과는 노광기 듀얼 마운트를 △커이홍위안은 노광기 광원 △궈커정밀은 노광기 광학시스템 △궈왕광학은 노광기 대물렌즈모듈 △치얼기전은 노광기 침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였다.

SMEE는 2021~2022년에 첫 중국산 28nm 공정 노광기를 납품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8nm은 세계 최첨단인 5nm, 7nm에 비해 몇 세대 떨어지지만 기존 중국산 90nm과 비교하면 격차는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만들었다.

따라서 28nm 노광기 개발에 실패했다는 것은 이 같은 협업 구조를 넘어 중국의 반도체 장비 개발 자체에도 제동이 걸린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이후 14차 5개년(2021~2025년)에 반도체 개발을 포함시키며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소비시장의 60%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국산화율은 약 16% 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40%라는 당초 목표가 이미 어긋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노광기의 경우 국산화율은 0~1%에 그친다.

중국 매체의 보도가 오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SMEE가 28nm 노광기 납품을 당초 2020년에서 미룬 뒤 추가 발표가 없는 점, 해당 기사 삭제에 아무런 해명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정부 개입에 더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 전문가인 SV인베스트먼트 고영화 고문은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 반도체 굴기의 첫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실패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광각기 매출액은 네덜란드사인 ASML 점유율이 9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니콘 6%, 캐논 3% 등에 그쳤다. SMEE 등 중국 업체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고 중국 매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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