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재질 흡입기 개발해달라" 병원 탄소 배출 줄이는 치과의사들

최우리 2021. 11. 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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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재질의 석션기(흡입기)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면 좋겠어요. 치과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병원 자체 노력과 정부·산업계와의 협업이 필요하죠."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치과의사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감염 위험이 없도록 한다는 기준에서, 기후 친화적 병원 운영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치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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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컵·재생종이컵 사용 권장
자연분해되는 옥수수 재질 기계 사용
치료보다는 예방 중심 전환 필요"
22일 대한치과의사협회서 기자회견
2018년 6월24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건강축제를 찾은 한 어린이가 치과 검진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옥수수 재질의 석션기(흡입기)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면 좋겠어요. 치과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병원 자체 노력과 정부·산업계와의 협업이 필요하죠.”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치과의사들이 있다. 회원수 3만명의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회원수 500명의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건치)는 22일 서울 성동구 대한치과의사협회 강당에서 “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 치과보건의료인 기후행동에 솔선수범을 약속한다”며 기자회견을 연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 과정에서 보듯, 치과 검진 과정에서 감염병에 노출되는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때문에 병원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이 용인되어왔다. 그러나 이들은 감염 위험이 없도록 한다는 기준에서, 기후 친화적 병원 운영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치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선언했다. 보통의 치과는 하루 평균 100개의 종이컵을 쓰는데 이를 메탈컵으로 바꾸거나, 정부가 산업계를 지원해 옥수수로 만들어 자연에서 분해가 쉽게 제작된 석션기(흡입기)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플라스틱 석션기를 대체하는 제품은 전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의 김형성 공동대표는 “간단한 진료를 볼 때 석션기는 입 안에 한 번 넣고 뺀 뒤 바로 버린다. 메탈컵은 120도로 고온멸균하도록 돼있어 오히려 안전하다. 하지만 환자들이 (감염 우려로) 이를 거부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만 코팅이 안 된 종이컵만 제대로 구입해도 병원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는 성인 환자를 줄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아동청소년치과주치의제 등 예방 중심의 치과의료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환자가 줄면 치과에서는 손해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모든 병원은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 목표”라고 웃었다.

지난 6일 세계기후행동의 날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제공

이들의 활동이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사회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치 등 일부 치과의사들도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외국의 의료인들이 앞서서 문제제기한 것도 영향을 받았다. 2014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치과에서의 탄소배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환자와 의료진의 출퇴근·출장 등 교통수단 사용이 64.5%이었다. 물품 조달이 19%, 전기와 가스가 각각 7~8%였다. 영국의 비영리기관 HCWH(Health Care without Harm)는 보건의료산업의 탄소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4.4%(석탄화력발전소 514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고, 이미 미국과 영국은 의료산업의 탄소 저감을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5월 경기도·부산 등 치과의사회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개인의 실천 방식을 개발하고 실제 탄소 저감 방법은 정부와 기업에 요구하자는 취지다. 기후위기 문제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회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영역이기도 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맞춰 지난 6일 진행된 국내 시위에도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집회에 함께 나서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치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진행한 #그럼에도불구하고 캠페인. 기후위기대응이 번거롭고 힘들지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기업과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자는 캠페인이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제공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지역 치과의사회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회원들에게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있다. 21일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구강 보건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협회도 참여하게 됐다. 병원도 친환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2만5천 회원들이 스스로의 병원을 둘러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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