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은 떠나고 [시즌 결산- 시카고 컵스]

김재호 2021. 11. 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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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단은 이번 겨울 장기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결정을 내려야하고, 이런 결정들은 1년만 더하고 떠날 사람보다는 오래 있을 사람이 내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난 2020시즌이 끝난 뒤 테오 엡스타인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남긴 말이다. 이같은 말에서 이미 예고됐듯, 시카고 컵스는 2021년 방향을 바꿔 새로운 중심축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에는 다르빗슈 유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했다.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다. 2021년 컵스는 전반기까지는 잘 싸웠다. 6월 25일까지는 지구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자신들이 정한 방향을 바꾸지는 않았다.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하비에르 바에즈, 앤소니 리조,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떠나보냈다. 여기에 다년 계약으로 영입했었던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도 정리했다. 결국 후반기 27승 45패의 처참한 성적을 내면서 초라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브라이언트와 바에즈, 리조는 모두 시즌 도중 떠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시즌 훑어보기 71승 91패 내셔널리그 중부 4위, 705득점 839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윌슨 콘트레라스 4.1 하비에르 바에즈 2.7 크레이그 킴브렐 2.5 패트릭 위스돔 2.2 크리스 브라이언트 2.2

슈윈델은 리조의 공백을 잊게 만들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이들이 트레이드한 선수들은 기존 핵심 전력만이 아니었다. 라이언 테페라(이상 화이트삭스), 앤드류 체이핀(오클랜드) 작 피더슨(애틀란타) 제이크 마리스닉 등 단기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들까지 알차게 트레이드 카드로 잘 활용했다.

그 결과 유망주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5위) 레지날드 프리시아도(8위) 오웬 케이시(9위) 알렉산더 카나리오(12위) 케일렙 킬리안(14위) 케빈 알칸타라(16위) 알렉산더 비즈카이노(19위) 그렉 다이치만(22위) 등이 'MLB.com' 선정 구단 유망주 랭킹 30위 안에 진입했다.

빈자리가 많았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를 메웠다. 패트릭 위스돔은 드디어 포텐셜을 터트렸다. 106경기에서 타율 0.231 OPS 0.823 28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투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영입할 때만 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했던 프랭크 슈윈델은 리조의 떠난 자리를 대신했다. 56경기에서 타율 0.342 출루율 0.389 장타율 0.613 13홈런 40타점 기록했다. 이 활약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다면 컵스는 더이상 리조를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카일 헨드릭스는 이 어수선한 시기 묵묵하게 자기 일을 했다. 32경기에서 181이닝을 소화하며 14승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여섯 번의 162경기 시즌중 네 번을 180이닝을 넘기며 내구성을 보여줬다.

데이비스는 후반기 실망스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수많은 트레이드로 유망주들은 보강했지만, 즉시전력감은 아쉬웠다. 다르빗슈를 내주고 영입한 데이비스는 전반기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7로 선전했으나 후반기는 끔찍했다(13경기 8.13). 그래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48이닝을 소화해줬다.

성장이 더딘 선수도 있었다. 2018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던 데이빗 보티는 이번 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199 OPS 0.606의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애드버트 알졸라이, 알렉 밀스 등 젊은 선발 투수들도 아직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제이크 아리에타와 재결합은 끔찍한 악몽으로 끝났다(20경기 5승 11패 6.88). 컵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그는 시즌 도중 초라하게 퇴장했다. 2023년까지 계약이 보장된 제이슨 헤이워드는 이번 시즌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104경기 타율 0.214 OPS 0.627).

불펜진은 내셔널리그에서 9위에 해당하는 4.3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킴브렐과 테페라, 체이핀 등 빛난 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났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에게 마무리 투수는 사치였다. 로완 윅, 코디 호이어, 애덤 모건 등이 나눠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할 일 FA: 로빈슨 치리노스, 잭 데이비스, 맷 더피, 호세 로바톤, 오스틴 로마인 연봉조정: 렉스 브라더스, 애덤 모건, 윌슨 콘트레라스, 조너던 홀더, 조 비아지니, 이안 햅 신시내티 레즈에서 웨이버된 웨이드 마일리를 영입하며 선발 로테이션의 구멍 하나를 메웠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다. 제드 호이어 단장은 "우리는 지금 빈 구멍이 많다. 화이트보드에 적어놓은 이름이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 유격수, 불펜, 백업 포수 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으니 이제 새로운 틀을 짜야 할 시기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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