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어디야"..스토킹 살해 당일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메시지 공개

김정은 2021. 11. 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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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30대 여성 A씨가 사건 직전 부모님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지난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19일 오전 A씨의 어머니는 A씨가 보낸 현금 카드를 받았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았던 A씨가 부모님에 한약을 지어주기 위해 현금 카드를 보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사건 당일 오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카드 잘 받았어. 엄마랑 아빠 한약 먹고 건강할게. 고마워"라고 했고 A씨는 곧 "파이팅. 영수증 보내주세요"라고 답했다.

3시간 후 A씨의 어머니는 "어디야"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A씨로부터 영원히 답장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미 사건이 벌어진 이후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화장할 거 서류를 꾸며야 하고 우리 집은 끝났다"며 "이게 말이 되나. 행복한 가정이 파괴됐다"고 했다.

A씨의 어머니에 의하면 A씨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1년이 넘도록 스토킹과 협박을 당했다. 평소 부모 걱정부터 했던 A씨는 가족에는 알리지 않았고, 일부 친구들에게만 알렸다고 한다.

어머니는 "조금 전 그렇게 꾸준히 1년 넘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줄 처음 들었다"며 "스마트 워치 하나 믿고 말을 안한 거 같다"고 밝혔다. A씨는 데이트폭력 신변 보호 대상자에 경찰이 지원하는 실시간 위치 추적 스마트 워치를 소지중이었다.

A씨 친구들에 의하면 전 남자친구는 A씨의 목을 조르는 건 기본이고, 말을 안 들으면 칼을 들고 협박했다. 겁에 질린 A씨는 맨발로 도망을 친 적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전 남자친구는 A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자신이 보낸 협박문자를 지우기도 했다는 것이 A씨 친구들의 전언이다.

이에 A씨는 지난해 전 남자친구를 주거침입으로 한 차례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고 이후 전 남자친구의 협박 수위가 한층 더 높아졌다.

A씨는 사건 당일인 19일 오전 11시 29분 스마트 워치로 첫 신고를 했고 경찰은 3분 뒤 중구 명동 일대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곳은 사건이 벌어진 A씨 주거지에서 500여m 떨어진 곳이었다.

A씨는 오전 11시 33분 재차 긴급 호출을 했고 경찰은 신고 위치로 찍힌 명동 일대와 함께 여성의 주거지로 나뉘어 향했다. 경찰이 A씨 주거지에 도착한 것은 최초 신고 12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경이었다.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사건은 이미 벌어진 뒤였다.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전 남자친구는 계단 복도에서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사망했다. 그의 얼굴 부위에는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 경찰에 의하면 스마트 워치에는 기술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후 12시 40분경 대구 동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살인 혐의로 전 남자친구를 검거했다. 경찰은 전 남자친구를 서울 중부경찰서로 호송해 피의자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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