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프고 열 난다면 어떤 '진통제' 먹어야 하나?

이병문 2021. 11. 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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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힘든 통증에는 해열진통제 즉각 복용해도 돼
소염진통제 복용땐 위산분비 증가해 구토 발생도
자주 오래 먹으면 내성·중독은 매우 드물게 발생

진통제는 우리 주위에서 치료용으로 불가피하게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약간의 두통이나 생리통이 있어도 손쉽게 찾게 된다.

진통제 성분이나 복용법을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진통제는 '통증을 제거하거나 완화시키는 약물'이다. 진통제는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구분한다.

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가안 교수는 "마약성 진통제는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을 뿐더러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면서 "비마약성 진통제는 다시 소염 진통제(NSAIDs)와 해열 진통제(Acetaminophen)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염은 말 그대로 '염증을 없앤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소염 진통제는 치은염, 근육염, 상처로 인한 통증 등 진통 및 염증 완화가 동시에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다. 소염 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클로페낙과 같은 성분이 들어간 약제들이 있다. 해열 진통제는 말초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없는 약제로, 중추신경계에 작용을 한다. 두통, 치통, 생리통 등의 생활 통증이나 단순 발열을 가라앉히는 데 쓰인다. 해열 진통제로 잘 알려진 것은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과 같은 약물이 있다.

소염 진통제와 해열 진통제는 한마디로 똑같이 진통경감과 해열작용을 하지만, 소염 진통제가 소염 작용까지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해열 진통제는 참기 힘든 통증이 있을 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위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식사와 상관없이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다. 덕분에 위장이 약한 사람도 마음 편히 복용할 수 있으며, 임산부나 영유아도 복용이 가능하다.

진통제를 먹고 속이 쓰린 경우에는 소염 진통제를 복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염 진통제는 우리 몸의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생리 물질을 감소시켜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프로스타글란딘이 줄어들면 위장을 보호하는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분비가 증가해 오심이나 위염, 구토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속 쓰린 경험이 자주 있거나 위장이 좋지 않다면 전문의 또는 약사와 충분히 상의할 것을 권한다.

진통제를 자주 혹은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진통제는 '비마약성'으로 내성이나 중독이 생기는 사례는 드물다.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을 경우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원인으로는 내성 뿐 아니라 다른 통증이 발생하거나 원래 있던 통증이 더 심해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간혹 용법을 어기고 개인의 판단으로 진통제 복용량을 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진통제를 늘리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진통제에는 카페인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카페인은 진통제의 진통효과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약효를 빨리 나타나게 하기 위해 카페인을 함유시킨다. 이 때문에 진통제와 함께 커피나 녹차, 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실 경우 손 떨림이나 눈가 떨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진통제는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영유아에게 진통제를 먹여야 할 경우에는 개월 수, 식사여부 등을 고려해 알맞은 성분의 해열 진통제를 사용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생후 4개월 이상부터 정량을 용법, 용량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한밤 중 갑자기 열이 나거나 예방접종 후 열이 오른다면 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염증으로 인한 열이라면 소염 진통제를 먹일 수도 있지만 이는 적어도 생후 6개월 이상부터 고려되며, 공복을 피해 식후 30분 후에 복용해야 위장을 보호할 수 있다.

진통제를 복용할때 유념해야 할 점은 어떤 목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지가 중요하며, 부가적으로 진통제 외에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가안 교수는 "어떠한 질병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 그 속에 진통제가 들어있어 추가로 먹으면 과다 복용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진통제와 약물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 위험이 더욱 증가하므로 약 처방때부터 전문의 또는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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