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는 됐는데..故황예진씨, '살인죄' 공소장 변경 어려운 이유

김성진 기자, 양윤우 기자 2021. 11.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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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25살 여자친구 황예진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 사건의 경우 지난 1월에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이 당초 양모인 장모씨에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한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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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이씨의 모습. 이씨는 지난 7월 여자친구 황예진씨에 폭력을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사진 = 뉴스1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25살 여자친구 황예진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일각에서는 공소장을 바꿔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개된 CCTV(폐쇄회로TV) 영상 속 이씨의 모습을 보면 황씨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다.

故황예진씨 모친, 법정서 "피고인, 살해 고의 있었다"
피해자의 모친 전모씨가 지난 4일 '마포 데이트 폭력' 사건의 첫번째 재판을 마친 후 서울서부지법 1층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오피스텔 1층 출입구 앞 복도에서 황씨의 목과 머리 등을 10회 가량 밀쳐 유리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 황씨를 수차례 폭행했다. 이어 119에는 "황씨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절했다"며 "황씨 머리를 옮기려다 찧었다"는 허위 신고도 했다.

황씨 유족 측은 이씨에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씨의 모친 전모씨는 지난 18일 두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피고인은 쓰러진 딸에게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고 오피스텔 1층 현관과 4층 로비를 끌고 다녔다"며 "살인죄를 물어주시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씨에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청원 글이 지난 5일에 등록돼 19일 기준 5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살인죄는 상해치사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현행법에 따르면 살인죄는 5년 이상의 징역에 무기징역과 사형이 가능하지만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판사는 "결과적으로 혐의가 살인죄로 변경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라 말했다.

'16개월 정인이 사건'은 살인죄 공소장 변경…황예진씨 사건은 안된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린 지난 2월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검찰은 지난 1월에 열린 1차 공판을 앞두고 공소장을 바꿔 정인이의 양모 장모씨에 살인죄를 적용했다./사진=뉴스1

살인죄 적용 여부는 검찰 손에 달렸다.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구형을 하려 했지만 "살인죄를 적용해달라"는 피해자 모친 전씨의 말을 듣고 다음 기일로 구형을 미뤘다. 당시 검사는 "피해자 어머니가 말씀하신 (살인죄 적용)것이 있어서 종합해서 다음 기일에 (구형을) 정리해서 드리겠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한 사례도 존재한다.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 사건의 경우 지난 1월에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이 당초 양모인 장모씨에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한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검찰은 법의학 전문가에게 정인이 사인(死因)의 재감정을 받는 등 추가 수사를 벌여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결론 내리고 장씨에 살인죄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장씨는 살인죄 혐의만 가능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인이 사건과 달리 황씨 사건은 검찰이 공소장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형사전문 김범한 변호사는 "재판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지 않나"라며 "이런 상황에 공소장을 변경하는 건 피고인의 방어권을 지켜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이 사건도 원칙적으로 공소장을 바꾸면 안되지만 재판 초반이란 점이 고려된 것 같다"며 "황씨 사건의 공소장을 바꾸는 건 법리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재판 마무리 단계에 공소장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검찰이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점에 미뤄보면 검찰이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씨의 미필적 고의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지도 의문"이라며 "살인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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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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