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LG 이관희가 전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

이재범 2021. 11. 21. 0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지금 팬들께서 속상한 마음으로 돌아가신다. 팬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냐고, 팬들께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창원 LG는 2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홈 경기에서 85-73으로 이겼다. 1위 SK를 꺾는 이변을 만든 LG는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고 4번째 승리(11패)를 거뒀다. 9위 서울 삼성과 격차도 1.5경기로 좁혔다.

이재도(16점 4어시스트 4스틸)와 아셈 마레이(15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박정현(13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이관희도 10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특히, 이관희는 4쿼터 3분 49초와 3분 26초를 남기고 이재도의 패스를 받아 3점슛 두 방을 성공했다. LG는 이 덕분에 SK의 추격하는 흐름에서 77-61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성원 LG 감독은 “이관희가 마지막에 넣은 3점슛 두 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피하는 모습이 있었다. 불러서 안 들어가도 쏴야 할 때 쏴야 한다고 했다. 그 두 방이 컸다”고 했다.

이관희는 이날 승리한 뒤 “KT와 경기 후 일주일 만에 경기를 하고 또 휴식기가 있다”며 “KT와 경기에서 손가락을 다쳐서 훈련을 하지 못하다가 경기만 뛰었다. 너무 아파서 걱정을 했다. 우려대로 공을 피해서 실수도 하고, 실책도 했다. 감독님께서 슛 쏘는 건 문제 없으니까 슛을 계속 던지라고 하신 덕분에 4쿼터에서 3점슛 두 방을 넣었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관희는 손가락을 어떻게 다쳤는지 묻자 “라렌 뒤꿈치에 맞아서 (오른손 엄지) 손가락이 빠지는 탈구가 되어 너무 놀랐다. 급한 대로 후반을 뛰었다. 며칠 동안 너무 아파서 고생했다”고 답했다.

부상 영향으로 흐름을 SK에게 내주는 실책을 몇 차례 범한 이관희는 “저도 경기가 졌다면 저 때문에 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픈 대로 공을 덜 잡고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뛰다 보면 어쩔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실책을 했다”며 “감독님께서 믿고 계속 뛸 수 있게 해주신 덕분에 마지막에 감을 잡아서 슛을 넣었다. 이겼지만,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한 경기였다”고 했다.

결정적인 3점슛 두 방을 이재도의 패스를 받아 넣었다는 게 의미 있다.

이관희는 “이재도와 집에서 자기 전까지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 받는다. 오늘(20일) 경기에서도 재도가 ‘형이 손이 아프니까 코너에 있으면 제가 돌파해서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코트에서 나왔다. 마레이나 아부도 ‘넌 무조건 들어갈 거’라고 이야기를 해준 덕분에 슛이 들어갔다”며 “벤치나 선수들이 던지지 말고 참으라고 했다면 슛 기회에서도 슛을 던지지 않았을 거다. 감독님, 재도, 외국선수, 다른 선수들까지도 던지라고 해준 덕분에 슛이 들어갔다(웃음)”고 했다.

이관희는 지난 1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61-80으로 패한 뒤 코트에 남아 선수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했다. 이관희는 그 때 선수들에게 했던 말을 들려줬다.

“현대모비스와 경기 때 질 수도 있지만, 경기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제가 선수들을 불렀다. 지난 시즌 끝나고 (마지막 홈 경기에서) 영상을 틀어놓고 ‘꼴찌를 해서 죄송하다. 다음 시즌 준비를 잘 해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너무나도 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미팅은 선수대기실에서 하는데 선수대기실에서 하지 말고 코트에서 하자고 했다.

‘지금 팬들께서 속상한 마음으로 돌아가신다. 팬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냐고, 우리는 지고 그냥 들어가면 되는 게 아니라 팬들께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창원도 엄청난 농구 열기가 있는 곳인데 이번 시즌 엄청 열심히 준비를 했으니까 꼴찌를 하더라도 이렇게는 지지 말자고, 팬들 앞에서 우리가 부끄러운 줄은 알자’고 하프 라인에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이관희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뒤에도 팬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LG가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연봉을 받는 이관희와 이재도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관희는 “재도나 제가 연봉을 많이 받아서 부담되는 건 없다. 재도와 저에게 맞은 외국선수를 선발했다고 하셨고, 모든 전술이나 상대팀 수비도 저와 재도에게 맞춰져 있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서 부담이 된다”며 “저와 재도가 잘 해도 지면 저와 재도의 탓이고, 못해도 저와 재도의 탓이다. (이재도에게) ‘우리는 항상 남 탓하지 말자’고 한다. ‘팀에서 우리에게 믿음을 준 만큼 경기내용으로 보답하고, 남 탓 하지 말자’는 같은 이야기를 매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10위인 팀 성적을 올리면 된다.

이관희는 “오프 시즌에 많이 했던 이야기가 ‘결과가 곧 과정을 증명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10개 구단도 준비를 잘 했겠지만, 우리가 오프 시즌 동안 준비를 잘못 하고 덜 훈련을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오프 시즌을 돌아보기보다 하루하루 지난 시즌보다 대화를 더 많이 한다”고 했다.

LG는 10일 가량 휴식을 보낸 뒤 12월 1일 원주 DB를 상대로 시즌 첫 2연승에 도전한다.

이관희는 “부상이 많아서 부상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며 “감독님과도, 선수들과도 소통이 너무 잘 되지만, 자신감 문제다. 이길 때도, 질 때도 1~2골 차이인 건 자신감의 문제다. 어린 선수들이 조금만 더 올라온다면 충분히 반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사진_ 정을호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