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연말 소비 시즌 앞둔 증시, 박스권은 여전하다

정해용 기자 2021. 11.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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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1조3000억원 순매수
연준 의사록·PMI지수, 시장 관심 높아
26일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쇼핑시즌도 변수

지난주(15~1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07% 오른 2971.02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주보다 소폭 오르며 장을 마친 것은 외국인의 힘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33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3642억원, 1조100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도로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월요일이었던 지난 15일 1.03%가 올랐지만 16일부터 18일까지 3거래일 동안은 모두 전날보다 하락 마감했다. 금요일인 19일에는 다시 0.8% 상승하며 2970선을 회복했다.

업종별로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의약품 업종이 전주보다 3.94% 상승해 상승률이 높았다. 전기·전자(2.16%), 비금속광물(0.66%) 등도 상승했다. 기계(-4.2%), 철강·금속(-2.93%), 화학(-2.61%), 음식료품(-1.44%) 등은 하락 마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 시장은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되지 못했는데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 때문이었다”면서 “이런 우려들이 조금 완화되면서 지난주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21~26일)에도 국내외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월요일인 22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기존 연 3.85%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23일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발표된다.

또 주 후반인 25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한다. 지난 2일과 3일(현지 시각) 이틀간 이뤄진 FOMC에서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 발표하고 내년 6월까지 테이퍼링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시장이 우려했던 내년 2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 이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나눈 논의 내용들이 의사록에 담겨 공개된다.

같은 날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도 함께 공개된다. 다음날인 26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금융시장은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1%로 0.2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26일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이기도 하다.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이날부터 시작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의 범위를 2900~3050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국 등의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국내외 지표가 발표되는데 이런 여러 지표에 영향을 받는 한 주가 될 것 같다”면서 “코스피지수 하단의 저점은 높아지겠지만 탄력적인 지수의 빠른 상승 흐름은 있지 않을 것 같아 답답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 라 포르테에 있는 항구에 컨테이너선들이 정박해 있다. / EPA·연합뉴스

◇ 미·유럽연합(EU) 제조업 PMI, 연준 의사록 주목해야

이번 주 발표되는 국내외 경제지표 중 주목해볼 만한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조업 PMI다. PMI는 구매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경기상황 전망을 조사한 결과로 50 이상이면 경기회복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23일 발표되는 미국과 EU 제조업 PMI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각국 투자자들이 한국 등 수출·제조업 기반의 국가는 미국 등 서비스 산업 기반의 국가에 비해 향후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를 직접 수입하거나 수출해야 하는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분야가 유망하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이 때문에 미국 등 서비스 산업이 강한 국가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한국 주식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서비스업 PMI가 제조업 PMI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 이런 인식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0월 미국의 서비스업 PMI는 58.7로 제조업 PMI(58.4) 보다 0.3포인트(P) 높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금은 제조업은 안 좋고 서비스업이 좋다는 인식, 이에 따라 수출하는 국가가 투자 매력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되는 제조업 PMI가 개선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준 의사록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뤄질지를 판단해볼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의사록이 발표되면 내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판단이 확인될 것 같다”며 “그 부분이 표출되는 과정에서 시장에 변동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내년 2차례의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유보한 채 고용 상황을 지켜본 후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의 한 상점에서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 26일 美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쇼핑 시즌도 영향 줄 듯

미국 등 각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는 점도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연말 소비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는 오는 26일이다. 이날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1달여간의 기간이 세계 각국에서 연말 쇼핑 등 소비 지출이 증가하는 시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강세이며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순조롭게 늘려 연말 쇼핑 시즌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기존 우려가 현실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소매 협회(NRF)가 매년 연말 쇼핑 시즌 전에 발표하는 연말 소비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는 연말 쇼핑 시즌에 약 8434억~8590억달러의 소비(자동차, 주유소, 식당 제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8.5~10.5% 증가하는 것으로, 최근 20년 중 최대 증가율이다. 기존 최대 증가폭은 지난해 기록한 8.2%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최근 소비가 개선되고 있는데 연말 소비시즌에 이런 추세가 더 개선될 경우 (국내외)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기술력과 성장잠재력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인데, 소비 시즌에 소비가 늘어날 경우 (제품 소비를 이익의 원천으로 하는) 전통적인 가치주들의 주가도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주 후반에 예정된 한은 금통위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상태이고 시중금리는 이런 상황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통화정책의 방향이 이미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어서 다가오는 금통위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낮아진 상태”라며 “이번 금통위가 주식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동력이나 요인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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